세계인공지능대회 폐막…中, 안으론 기술자립·밖으론 외교전
시진핑, '美 일방주의' 겨냥해 'AI 글로벌 거버넌스' 강조

(상하이=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의 첨단기술 경쟁 속에 인공지능(AI)·로봇 분야 성과를 공개한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가 20일 폐막했다.
이번 행사는 'AI 파트너,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나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됐다.
행사장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응해 중국이 만든 컴퓨팅파워(연산력) 인프라를 선보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개막식에 참석해 미국 일방주의를 겨냥한 'AI 글로벌 거버넌스' 구상을 강조했다.

화웨이, 첨단 AI 컴퓨팅 시스템 '아틀라스 950' 실물 전시…'AI와 제조업 결합' 강조
10만㎡ 넘는 행사장에 전시된 1천100여 개사 3천여 개 제품 가운데 가장 주목 받은 것은 미중 경쟁의 첨병인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전시한 AI 컴퓨팅 슈퍼노드 시스템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 실물이었다.
슈퍼노드는 고속 상호연결 기술을 통해 많게는 수천장의 AI 칩을 하나의 컴퓨팅 풀로 묶는 기술을 가리키며, 이 제품은 최대 8천192장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연결해 조 단위 매개변수의 대형언어모델(LLM) 훈련·추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화웨이뿐만 아니라 중커수광(중과서광)은 칩 규모가 최대 10만 개에 이르는 AI 슈퍼 클러스터 '수광 8,000(덩펑)'을 전시하는 등 다른 업체들도 인프라 전시에 부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직면한 중국이 개별 칩 측면에서는 엔비디아 등과 비교해 열위에 있지만, 다수의 국산 칩을 고속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시스템을 통해 성능 격차를 보완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매체들은 이를 두고 초대형 컴퓨팅 인프라 시설 분야에서의 새로운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또 각 산업에 AI를 접목해 발전시키는 이른바 'AI 플러스(+)' 전략이 부각됐다.
겉보기에 화려한 시제품들보다 실제 공장·가정에서 사용 가능한 로봇들이 전면에 소개됐다. 휴머노이드가 조립 라인과 물류, 판매 등 생산·유통 과정 전반에 활용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유니트리(위수커지)는 사람을 태우고 이동할 수 있는 높이 약 2.7m의 양산형 '변형 로봇' GD01을 전시했다. 회사 측은 이 로봇의 성능에 대해 '세계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AI 에이전트 스마트폰'과 번역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 안경·이어폰 등 각종 스마트 기기 부스에도 이를 체험해 보려는 관람객들로 줄이 늘어섰다.
WAIC 개막과 맞물려 공개된 스타트업 문샷의 저가·고성능 AI 모델 '키미 K3' 여파로 미국 증시가 출렁이면서 '제2의 딥시크 모멘트'에 대한 기대도 나오는 상황이다.
![17일(현지시간)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 기념 촬영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0/yonhap/20260720170743223xulx.jpg)
시진핑 개막식 첫 참석…"공정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만들자"
9회째를 맞은 올해 WAIC는 시 주석의 개막식 참석으로 무게감이 더해졌다.
시 주석은 개막식 연설 등을 통해 글로벌 AI 거버넌스를 강조했고, 미중 경쟁 속에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등 '우군' 확보에 공을 들였다.
시 주석은 "중국은 AI가 공동 번영을 촉진하고 공동 안보를 수호하는 중요한 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서로 손잡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AI 거버넌스 시스템을 만들자"고 말했다.
이어 자본력을 앞세운 미국식 폐쇄형 소스 모델 등을 사실상 겨냥해 "오픈소스와 개방, 협력과 공유를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 영역에서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일반화하거나 자국 안보를 타국 안보 위에 두는 방식에 함께 반대해야 한다"라고도 촉구했다.
중국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규제하는 데 반발해왔다.
시 주석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기술 질서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AI는 전 인류 지혜의 결정체이자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특히 "한 줄 현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고 한 그루 나무로는 숲을 이룰 수 없다"면서 "AI 발전은 어느 한 국가만의 연주가 아니라 전 세계가 협력하는 교향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쿠바·브라질·베네수엘라 등 29개국은 16일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설립에 관한 협정에도 서명했다.
이 기구는 AI 분야 협력과 글로벌 거버넌스 촉진을 목표로 하며, 시 주석은 WAICO 창설이 세계 AI 발전사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거론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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