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에 도전하는 中 AI… 美 빅테크 베팅도 시험대로
키미K3 이어 오픈모델… 빅테크 AI투자 회의론 고개

미국 프런티어 인공지능(AI) 성능을 바짝 추격한 '키미(Kimi) K3'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고성능을 앞세우는 중국산 초대형 모델이 또 나왔다.
중국 기업들의 오픈모델 공세가 거세지면서 미국 시장에선 지난해 '딥시크 쇼크'에 이어 빅테크들의 천문학적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는 이날 차기 주력 모델 '큐원3.8-맥스'의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이미지·영상·문서까지 처리하는 큐원 계열 첫 조 단위 멀티모달 모델이다.
파라미터(매개변수)는 2조4000억개로, 앞서 문샷AI가 내놓은 키미K3보다는 작은 규모다.
알리바바 측은 상하이 세계AI대회(WAIC) 기간 중 이번 발표를 하면서 "현존 최강 모델 중 하나로, (미국 앤트로픽의) '페이블 5'에만 뒤진다"고 자평했다.
현재 이 회사 코딩 플랫폼 등을 통해 써볼 수 있지만, 2위 주장을 뒷받침할 벤치마크 성적표는 내놓진 않았다.
이번 발표는 중국 문샷AI가 파라미터 2조8000억개로 역대 최대 오픈모델인 키미K3를 내놓은 지 불과 이틀 만이다.
키미K3는 주요 벤치마크에서 지난달 공개된 중국 즈푸AI 'GLM-5.2'를 앞질렀을 뿐 아니라,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지수에서도 57점을 기록해 페이블5(60점)와 오픈AI 'GPT-5.6 솔'(59점) 두 모델만을 앞에 두고 있다.
이렇듯 키미K3가 이미 실리콘밸리를 놀라게 했는데 새 큐원 모델이 그 이상의 성능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더욱이 이들이 개방형 생태계를 표방하는 것도 미국 폐쇄형 모델과 대비를 이룬다. 키미K3는 이달 말에, 알리바바 큐원3.8-맥스 또한 조만간 가중치를 공개하며 오픈모델로 전환할 예정이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의 올해 'AI 인덱스' 보고서는 미·중 최상위 모델 간 격차가 2.7%로, 최근 영국 AI보안연구소(옛 AI안전연구소·AISI)는 미국 프런티어 AI에 대한 중국 모델들의 사이버역량이 4~7개월 차이로 좁혀진 것으로 각각 분석했다.
미국의 첨단 AI칩 수출통제로 중국 AI개발사들의 연산자원이 뒤처지고 AI기업들의 투자 유치 및 집행 규모 또한 수십 배 차이가 남에도 미중 AI 기술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형국이다.
중국 기업들이 효율 중심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다시 확산되는 분위기다.
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 4사의 올해 설비투자는 최대 7250억달러, 내년에는 9000억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 증시엔 지난해 딥시크 쇼크에 이어 중국산 오픈모델의 공세가 다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도체 기업 주가도 함께 흔들렸는데,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수천억달러 지출의 정당성에 물음표가 붙은 탓이다. 딥시크 쇼크가 저비용 AI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성능까지 프런티어 AI에 근접하면서 미국식 대규모 투자 모델 자체를 시험대에 올리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2주간 이어질 빅테크의 실적과 지출 계획이 AI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2일 테슬라와 알파벳을 시작으로 빅테크 실적 시즌이 열린다. 다음 주엔 MS·메타·애플·아마존이, 내달엔 엔비디아가 뒤를 잇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에선 클라우드 마진과 연산 투입 대비 AI 매출이 실적 검증의 잣대가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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