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의 생존투자] ‘롤러코스피’에 예탁금 30조원 감소… 개미 증시 이탈일까?

김지영 2026. 7. 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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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 30조원 감소에도 여전히 100조원대
예·적금으로의 ‘역머니무브’ 가능성 낮아
미리캔버스가 그린 일러스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예탁금이 한 달여 만에 30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국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35조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대기자금이 시장 밖으로 빠져나갔다기보다 실제 주식 매수에 투입된 것으로, 예탁금도 여전히 1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본격적인 자금 이탈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9조8669억원으로 집계됐다. 139조원을 넘어섰던 지난달 4일과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약 21%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돈으로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힌다.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빠르게 불어났지만, 최근 지수가 하루에도 10% 내외로 오르내리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예탁금 감소를 곧바로 개인투자자의 증시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신고점을 기록한 이후 국내 개별 종목을 27조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도 8조8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주식과 ETF 순매수액을 합하면 35조8000억원으로 해당 기간 고객예탁금 감소액인 21조원보다 14조8000억원 많다. 증권계좌에 머물던 대기자금이 실제 매수에 사용됐고, 일부 외부 자금까지 추가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대기자금이 여전히 100조원대를 유지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증시를 대거 떠나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두 달 전만 해도 머니무브를 이야기하며 증시로 300조원, 400조원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제는 돈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수급은 기본적으로 후행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예탁금이 줄기는 했지만 환매가 본격화하지 않았고 여전히 10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높이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전체의 0.5% 수준에 그쳐 과거와 같은 강제 청산 압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곧바로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과 큰 변동성을 동시에 경험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낮은 예금 상품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루에 지수가 5%씩 오가는 장세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예·적금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큰 손실을 본 일부 투자자가 아예 증시를 떠날 수는 있지만 주식시장에 있던 자금이 대거 예·적금으로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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