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공존’ 정책에도…윤 정부 때보다 ‘북한과 현 상태로 살아도 돼’ 응답 늘었다

김병관 기자 2026. 7. 20. 15: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남한과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현재와 같은 2국가 체제’를 선택한 응답은 28%로 집계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4년 7월 2주차 조사(17%)보다 11%포인트 오른 수치다. NBS 홈페이지 갈무리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평화공존’을 대북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지만, ‘북한과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해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윤석열 정부 때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남한과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한 2국가’를 선택한 응답은 41%로 집계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4년 7월 2주차 조사(54%)보다 1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반면 ‘현재와 같은 2국가 체제’라고 답한 비율은 28%로 2024년 7월 2주차 조사(17%)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대북 대결 기조를 폐기하고 남북 화해·협력 정책을 추진했지만, 여론은 정부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이밖에 ‘통일된 단일국가’ 17%, ‘하나의 국가 내 2개의 체제’ 7%, 모름·무응답 6%로 조사됐다.

북한이 화해와 협력의 대상이라는 응답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56%(2025년 6월 4주차 조사)까지 올랐지만, 1년 만에 49%로 다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6월 4주차 조사에선 47%를 기록했다.

‘통일이 되지 않고 현재 상태로 살아가도 된다’는 63%로 2년 사이 6%포인트 늘었다.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33%에 그쳤다.

지난 16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통일이 되지 않고 현재 상태로 살아가도 된다’는 63%, ‘반드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33%로 조사됐다. NBS 홈페이지 갈무리

이상신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조사 결과를 두고 “2019년 2월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하노이 노딜’ 이후 나타나는 장기적인 추세”며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같은 민족이니 통일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남북관계 회복이 왜 필요한지,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여론이 냉랭한 반응을 보이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관계 청사진으로 제시한 ‘평화적 두 국가론’과 이에 기반해 북한을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으로 부르는 방안 등도 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정책에 호응을 보여야 상승효과가 생기는데, 북한은 적대적인 행보만 보이니 국민은 남북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정부는 시간을 두고 대북정책의 호흡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BS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고, 응답률은 16.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