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재개장’ 불광문고, 다시 와줘 고마워!

“지금 가장 많이 팔리는 책만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을 독자들에게 함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장수련 불광문고 수련점 점장의 목소리에 새롭게 연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올 손님과 만나기를 앞두고 설렘과 다짐이 묻어난다. 오랜 시간 독자와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다 출판 생태계의 변화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던 서울 은평구 불광문고가 폐점 5년 만에 수련점으로 돌아왔다.
장 점장은 2021년 불광문고가 폐점하기 전까지 그곳에서 23년을 일했다. 어떻게든 폐점만은 막아보고 싶었다. 보름 만에 1600여 명의 은평구민도 서점을 지켜달라고 구청에 청원을 넣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고 결국 동네 사랑방 구실을 하던 서점은 문을 닫았다. 2025년 10월에는 25년간 불광문고를 지켰던 최낙범 대표도 세상을 떠났다.
“불광문고가 폐점하는 순간부터 저는 서점을 다시 열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장 점장은 최 대표를 떠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처음에는 금방 다시 서점 문을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동료들에게도 2022년 새학기 전에 다시 서점을 열겠다고 쉽게 말했다. 하지만 불광동에선 마땅한 서점 공간을 찾기 힘들어 은평구로 범위를 넓혀 발품을 팔았다. 부동산중개업소에선 “서점은 돈 벌기 어려우니 월세가 싼 작은 이면도로로 찾아보라”고 했다. 하지만 장 점장은 서점만큼은 사람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일부러 찾아오기도 하지만 우연히 발견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여겼기에 불광문고 수련점은 은평구 역촌동 역말사거리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지난 5년 동안 장 점장은 책 도매상에서도 일하고, 국제도서전과 북페어 업무를 도우며 출판 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지금 시대의 서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시간이었다. 그사이 바리스타와 로스팅 자격증도 취득했다. 사람들이 오래 머물며 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님은 책을 파는 일보다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사람과 책을 이어주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믿으셨습니다.”
개점 후 어린 시절 불광문고에서 책을 읽다가 작가가 되어 찾아온 친구, 다시 열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독자, 책을 읽으며 쉬어 갈 수 있었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공간이었다고 말해주는 이들을 보면서 장 점장은 “대표님이 평생 믿었던 가치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좋은 책을 오래 소개하는 일이 아직도 의미 있는 일임을 작은 서점에서라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글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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