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월급으로 결혼·출산 어려워"...베트남, 최저임금 인상 카드 꺼냈다
독신 노동자 55% "임금 때문에 결혼 미뤄"...기혼 73%는 출산 계획 영향
![베트남 국가임금위원회가 2027년 지역별 최저임금을 평균 7.8% 올리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제안했다. 노동자 생활비 부담과 물가 상승이 인상 논의의 배경이 됐으며 정부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사진=베트남 통신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0/552779-26fvic8/20260720123014258gnbn.jpg)
베트남의 2027년 지역별 최저임금 인상안이 국가임금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제안됐다. 노동자의 생활비 부담을 근거로 6월에 나왔던 노동계의 인상 요구가 7월 협상을 거치며 평균 7.8% 인상으로 조정된 결과다. 다만 이번 안은 위원회의 제안 단계인 만큼 정부 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챗gpt 제작]](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20/552779-26fvic8/20260720123015706mpej.png)
만약 제안대로 확정된다면, 지역별 월 최저임금은 1지역 570만 동(약 32만4000원), 2지역 508만 동(약 28만8000원), 3지역 445만 동(약 25만3000원), 4지역 404만 동(약 23만 원)이 된다. 현재는 1지역 531만 동, 2지역 473만 동, 3지역 414만 동, 4지역 370만 동이다. 인상액은 1지역 39만 동, 2지역 35만 동, 3지역 31만 동, 4지역 34만 동이다.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한국과 달리 전국 단일 기준이 아니다. 기업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1~4지역으로 나뉘고, 지역의 경제 수준과 산업 밀집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1지역은 하노이와 호찌민시 주요 구역, 하이퐁, 빈즈엉성, 동나이성 등 대도시와 핵심 산업단지 권역이다. 2지역에는 다낭, 껀터, 냐짱(나트랑), 달랏처럼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관광·지방 거점 도시와 박닌, 타이응우옌, 흥옌 같은 주요 공단 지역이 들어간다. 3·4지역으로 갈수록 임금과 생활비 수준이 낮은 지방권에 가까워진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노동자의 생활비 부담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와 노동계의 초기 요구안이 공개됐다. 베트남 노동총연맹이 3~4월 7개 성·시의 약 200개 기업 노동자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임금은 결혼과 출산, 주거, 교육, 의료 부담에 두루 영향을 주고 있었다. 노동계는 이를 근거로 당시 2027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을 9.8% 또는 8.5% 올리는 안을 제시했다.
조사에서 독신 노동자의 55%는 임금 압박을 결혼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꼽았다. 기혼 노동자의 73%는 현재 임금이 추가 출산 계획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노동조합은 임금이 매일의 지출뿐 아니라 주택 구매와 저축, 미래를 준비할 능력까지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비와 의료비 부담도 확인됐다. 노동자의 55%는 임금이 자녀 교육비를 일부만 충당한다고 답했다. 현재 소득으로 기본적인 진료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응답은 40%로, 2025년의 44%보다 낮아졌다.
주거 여건도 좋지 않았다. 조사 대상의 약 32%는 민간 임대주택에 살았고, 기업 기숙사 거주자는 1%에 가까웠다. 평균 23㎡ 남짓한 방에 약 3명이 함께 지내, 1인당 사용 면적은 8㎡에 못 미쳤다.
소득 부족 문제는 더 뚜렷했다. 응답자의 54%는 소득이 가족의 기본 지출을 겨우 충당한다고 했고, 17%는 절약해야 생활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21%는 생활비가 모자라 초과근무로 소득을 보충한다고 했으며, 저축이 가능하다는 응답은 8%에 그쳤다. 정기적으로 돈을 빌려 부족분을 메운다는 응답은 2025년 13%에서 2026년 27%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기업 측은 지난달 협상 단계부터 인상 속도에 신중했다. VCCI는 기업의 지급 여력과 경쟁력, 시장 상황을 이유로 2027년 7월 1일부터 5% 수준으로 올리는 안을 냈다. 호앙 꽝 퐁 VCCI 부회장은 "너무 높으면 기업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노동계의 요구와 기업 측의 우려는 평균 7.8% 인상안으로 모아졌다. 응오 유이 히에우 베트남 노동총연맹 부위원장은 7.8%가 최근 몇 년 사이 높은 수준의 인상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의 전 노동조합은 더 높은 수치를 제안했지만, 7.8%도 모든 당사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였고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기업 측은 합의에 동참하면서도 생산성과 기업의 회복력을 함께 언급했다. 호앙 꽝 퐁 부회장은 경제적 어려움 속 기업의 회복력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노동자 역시 계속 배우고 근무 규율을 지키며 맡은 업무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물가 상승은 이번 논의의 주요 배경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통계에서 올해 1~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4.31% 올랐고 지난 16일 발표된 상반기 평균 상승률은 4.38%로 집계됐다. 주택·전기·수도·연료·건설자재 관련 항목은 상반기에만 6.7% 넘게 올랐고, 주택 임대료는 6.3%, 주택 수리 자재는 14% 이상, 가정용 전기요금은 5.54% 상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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