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쿠팡, 美 집단소송서 "실질적 당사자 韓법인"
쿠팡 측 "모회사·김범석에 법적 책임 물을 수 없다"
피해자 측 "모회사 전사 데이터 보안 정책 깊이 관여" 반박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관련 집단소송에서 “실질적 당사자는 한국 법인(Coupang Corp.)이므로 미국 모회사(Coupang Inc.)와 김범석 최고경영자(CEO)에게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SJKP(법무법인 대륜 업무협력 법무법인)는 ‘본사 차원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쿠팡 측은 해당 서면을 통해 이번 해킹 사태의 실질적 당사자가 한국 법인이므로 미국 모회사는 물론 김 CEO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사건 관련 증거와 증인이 한국에 집중돼 있고 사용자들 역시 한국 법에 따르기로 약관에 동의했으므로 미국 뉴욕이 아닌 한국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쿠팡 측은 원고들이 정보 유출로 인한 구체적인 금전적 피해를 입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법원의 판결이 한국에서 효력을 갖기 어려운 점을 들어 한국인 집단(Subclass)은 소송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소송 자체 기각을 촉구했다.
이번 소송 원고인 쿠팡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공동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SJKP와 나폴리 슈콜닉은 이와 관련 14일(현지시간) 재판부에 반박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답변서를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지주회사와 최고경영진이 그룹 전사적인 사이버 보안 거버넌스를 주도하고 자회사를 통제해왔다는 점이 쿠팡 공시자료에서 확인되므로 본사 차원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또 원고 중 뉴욕 거주자가 포함돼 있어 원고의 법정지 선택이 존중돼야 하며, 표적형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명의도용 위험 노출만으로도 실질적인 법적 피해가 인정된다는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 판례들을 근거로 기각 신청은 반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집단 제외 요구 또한 추후 집단소송 인증(Class Certification) 단계에서 논할 문제일 뿐, 증거개시(디스커버리 절차) 이전의 초기단계에서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양측 간 기싸움은 지속 이어질 전망이다. 원고 측은 쿠팡이 기각 신청서를 제출한 뒤 원고가 반박 서면을 준비할 수 있도록 90일의 기한을 두는 일정안을 쿠팡 측에 제안했으나 쿠팡 측은 명시적인 합의를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동후 SJKP 외국변호사(미국)는 “쿠팡 측이 한국 자회사에만 책임을 떠넘기며 소송을 기각시키려 하지만 모회사와 경영진이 전사적인 데이터 보안 정책에 깊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쿠팡 측의 시간 끌기나 기한 단축 같은 소송 전략에 흔들리지 않고 향후 진행될 증거 개시 절차를 통해 본사의 개입 및 통제 정황을 철저히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한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모회사가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국경을 넘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인 만큼, 국적이나 거주지와 무관하게 모든 피해자가 실질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남궁민관 (kungg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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