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영업종료”…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에 인천 중소업체 ‘한숨’

전민영 기자 2026. 7. 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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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흘째…서해구, 물류센터 램프구역 반경 116m 긴급 대피령 내려
영업 불가한 중소업체들 ‘한숨’… “분진·연기 신경도 안써...기약 없는 영업중단이 걱정”
“비도 내리니, 큰불 잡히지 않을까”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일각선 초진 기대감도 나와
▲ 20일 오전 인천 서해구 석남동의 한 주유소에 '영업종료' 문구가 적혀 있다. 이 일대는 지난 18일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대피명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오늘 오전에 업체 두 곳에서 창문 창틀(새시)을 실으러 오겠다고 했는데,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서 취소했어요. 지난주 토요일부터 제작 및 납품 일정이 아예 모두 중지됐는데, 대기업은 괜찮을지 몰라도 저희 같은 중소업체는 거래처 잃는 거예요."

20일 오전 9시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일대.

비가 내리는 화재 현장 주변으로는 노란색 통제 펜스가 길게 처져 있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방대원들 사이 텅 빈 공장지대에는 서늘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인근 주유소는 '영업종료' 문구를 내걸고, 물류센터와 인접한 산업단지 내 공장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지난 18일 오전 시작된 쿠팡 물류센터의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전날 서해구는 오후 11시쯤 물류센터 램프구역 반경 116m를 대상으로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화재 여파로 물류센터 건물에 붕괴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피명령이 내려진 곳은 물류센터 남측 상가와 공장 일대로, 약 45개의 업체가 대피명령 구역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며칠째 영업 길이 막혀버린 일대 중소업체들의 한숨은 짙어지는 모양새다.

창문 새시 제작 공장 및 대리점을 운영하는 40대 하홍근씨는 불 꺼진 공장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

하씨는 "토요일부터 일을 못 하고 있다. 신규 제작은 꿈도 못 꾸고, 이미 만들어둔 물건의 납품마저 기약 없이 밀리고 있다"며 "거래처에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고 있으나, 공장 사정으로 공사 일정이 잡혀 버리니 그쪽에서도 얼마나 짜증이 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약 2년 전에도 해당 센터에서 불이 났었다. 당시엔 불이 비교적 빨리 진화된 걸로 알고 있다"며 "저렇게 규모가 큰 센터는 안전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물류센터와 바로 인접한 곳에 있는 자동차 정비업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해당 업체 직원 황모(26)씨는 약 30m 떨어진 곳에 세워둔 차량으로 정비 장비와 물품을 손으로 일일이 나르느라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전날 새벽 서해구로부터 발령과 대피 소식들 전달받은 이들은 잡혀있던 예약을 취소하고, 약 20분가량 떨어진 청라지점으로 옮겨가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황씨는 "월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이기도 하고,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은 누수 차량이 대거 방문하는 대목"이라며 "영업을 못 하는 피해도 상당한데, 타 지점으로 물품을 옮길 기회도 주지 않아 현재 아예 작업을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눈이 따갑고, 목이 아픈 건 사실 신경도 안 쓴다"며 "우린 하루하루 영업이 더 중요하다. 오늘 비가 오니 초진이라도 되지 않을까 기대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해구 관계자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연락처가 확보된 대피지역 내 업체 20여곳에는 개별 안내를 진행했고, 현재 현장에서도 계속적으로 안내 중"이라며 "영업 중인 업체들 역시 사정이 어려운 것을 알지만,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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