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자동차를 시로 담다"…최주식 시인 '퓨마와 함께 달리는 아침' 출간

자동차 전문기자로 오랜 시간 길 위를 기록해 온 최주식 시인이 첫 신작 시집 '퓨마와 함께 달리는 아침'을 펴냈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현대 도시인의 삶과 사유를 담아내는 시적 공간으로 풀어내며, 속도와 이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했다.
20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최주식 시인은 최근 첫 시집 '퓨마와 함께 달리는 아침'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는 '밤의 도로에서 1', '코발트 블루스', '소나기' 등 모두 52편의 작품이 실렸다. 202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최 시인은 오랜 자동차 전문기자 활동을 바탕으로 도시, 자동차,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해 왔다.
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차를 소재가 아닌 사유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자동차는 현대인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자 도시의 풍경을 경험하는 매개다. 최 시인은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과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을 포착하며 도시의 속도와 그 안에 숨겨진 삶의 표정을 시어로 옮겼다.

추천사를 쓴 정일근 시인은 이번 시집을 '길 위의 시'라고 규정했다. 그는 "최주식 시인의 길은 자동차가 달리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묻고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사유의 공간"이라며 "목적지보다 여정을, 도착보다 발견을 중시하는 시의 미학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문가로서의 오랜 경험은 시집 곳곳에 독특한 언어와 이미지로 녹아 있다. 헤드라이트는 '반사를 모르는 두 개의 눈'으로, 갈림길은 '사람도 아닌 것이 사람을 희롱하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기능적 사물이 상징으로 확장되고, 일상의 풍경이 인간과 사회를 성찰하는 대상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최 시인만의 개성으로 읽힌다.
도시화와 디지털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이동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번 시집은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자동차라는 가장 익숙한 공간을 통해 새롭게 들여다본다. 길 위에서 마주치는 풍경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감정들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기록한 이번 시집은 자동차와 도시, 인간을 하나의 시적 언어로 연결한 의미 있는 첫 작품집으로 평가받았다.
남승원 문학평론가는 "시집은 호모 모벤스(Homo movens)가 남긴 시적 기록"이라며 "자동차를 사유의 중심에 두고 눈에 포착되는 것과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는 것들 사이의 긴장 관계를 만들어 간다"고 평가했다. 또 "생존의 속도에 적응해 버린 우리에게 자신의 고통과 타인의 아픔이 뒤섞인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