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39세에 ‘클라레 저그’… “피는 못속여”
스타선수 외조부·아버지 이어
18세 전까지 크리켓·럭비 집중
25세 데뷔… 37세 PGA 출전권
“디오픈 챔피언 믿어지지 않아”
김시우, 6위로 개인 최고 기록

타고난 재능보다 꾸준한 노력이 더욱 찬란하게 빛을 낸다.
뉴질랜드의 라이언 폭스는 20일 오전(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2타를 더 줄이고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이 대회 전까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연장으로만 2승, DP월드투어에서도 4승을 거뒀던 폭스는 마지막 날 6타나 줄이고 우승 경쟁에 뛰어든 캐머런 영(미국·9언더파 271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클라레 저그’를 들었다. 우승 상금은 320만 달러(약 47억6200만 원)다.
뉴질랜드 국적 선수가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64년 디오픈의 밥 찰스, 2005년 US오픈의 마이클 캠벨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56위로 디오픈에 출전한 폭스는 2011년 우승자인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이후 가장 낮은 세계랭킹으로 디오픈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당시 클라크는 111위였다.
1987년생인 폭스는 크리켓(외할아버지)과 럭비(아버지) 종목 스타 선수의 대를 잇는 스포츠 명문가 출신이다. 가족의 영향으로 18세가 되기 전까지는 골프보다 두 종목이 우선이었고, 남들보다 한참 늦은 25세가 되어서야 프로골퍼가 될 수 있었다. 결국 DP월드투어 출전권은 30세, PGA투어는 37세가 되어서야 출전 자격을 확보했을 만큼 ‘늦게 피어난 꽃’이다.
폭스는 “우리 가족은 훌륭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그분들의 발자취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고, 할아버지와 부모님은 적극적으로 나를 지지했다. 그분들의 업적을 능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확실히 그에 못지않은 훌륭한 성과를 낸 듯하다”고 기뻐했다.
이어 “처음 프로골퍼가 됐을 때는 메이저대회 출전이 목표였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몰라도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 그런데 디오픈 챔피언이 됐다는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해 6월 폭스와 RBC 캐나다 오픈에서 네 차례 연장 끝에 우승을 내줬던 샘 번스(미국·8언더파 272타)는 사실상 13개월 만의 재대결에서 2타를 잃고 단독 3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고향에서 경기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공동 4위(7언더파 273타)로 마무리했다.
디오픈 사상 첫 한국인 우승에 도전했던 김시우도 2타를 잃고 루카스 허버트(호주), 케이시 자비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 공동 6위로 마쳤다. 전반에 두 타를 줄이고 단독 선두로 마쳤던 김시우는 후반에만 4타를 잃었다.
하지만 2022년의 공동 15위를 뛰어넘어 디오픈 출전 사상 첫 톱10에 진입, 상금 55만883달러(8억2000만 원)를 추가했다. 한국 선수의 역대 디오픈 최고 성적은 김주형의 2023년 준우승이다.
공동 20위에서 출발한 임성재는 1타를 더 줄이고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과 공동 14위(4언더파 276타)로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를 마쳤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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