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하고 토하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면 '응급신호'
음식물·위산 새며 패혈증 위험
응급 치료 속도가 생존 좌우해

과음이나 과식을 한 뒤 구토해 본 경험은 많은 사람에게 있다. 대부분은 다음 날 큰 문제 없이 지내지만, 과음·과식을 한 그날 밤이나 다음 날 새벽 토하다가 진짜로 생(生)과 사(死)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우가 있다. 흉부외과에서 드물게 마주치는 응급질환인 보어하브 증후군이다.
-보어하브 증후군은.
“심한 구토나 복압 상승으로 하부 식도가 갑자기 파열되는 질환이다. 생선 가시나 조개 껍데기, 닭 뼈, 포장지째 삼킨 알약처럼 날카로운 이물질로 식도 천공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어하브 증후군도 식도에 구멍이 생긴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가장 흔한 증상은 흉통이다. 단순한 흉통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구토한 뒤 갑자기 가슴이 찢어질 듯한 통증을 느낀다면 식도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환자들은 대개 ‘몇 번 토하다가 갑자기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어요’라고 표현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식도 안에 있던 음식물과 위산, 침, 세균이 가슴 중앙 공간인 종격동과 흉강으로 그대로 유출된다. 이 때문에 화학적 손상과 세균 감염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급성 종격동염, 종격동 농양, 패혈증으로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진단은 어떻게.
“보어하브 증후군은 대표적인 시간 의존적 응급질환이다. 치료가 지연되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파열 후 24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식도를 봉합해 보존할 가능성이 높고, 이때 사망률은 약 10~25%다. 24~48시간이 지나면 종격동염과 농양이 진행되면서 식도 봉합 실패 위험이 커지고, 사망률도 25~40%에 이른다. 48시간이 지나면 광범위한 감염과 조직 괴사, 패혈증이 진행돼 식도 보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사망률도 40~60%까지 높아진다. 가장 중요한 진단 검사는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다. 필요하면 식도 조영검사나 내시경을 하지만, 내시경은 공기 주입으로 병변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제한적으로 한다.”
-치료 방법은.
“치료의 핵심은 수술이다. 무엇보다 보어하브 증후군은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증상이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것은 진단 당시 패혈증 여부와 파열 위치, 오염 범위다. 보어하브 증후군으로 진단되면 먼저 오염된 흉강과 종격동을 세척하고 배액관을 삽입해 감염 물질을 제거한다. 이후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손상된 식도를 봉합하거나, 경우에 따라 식도 우회술을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보어하브 증후군은 드물게 생기는 질환이다. 하지만 얼마나 빨리 대응했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릴 수 있다. 술을 마시고 심하게 구토하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반복적으로 구토를 한 뒤 갑자기 심한 흉통이 발생했다면 참지 말고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시가혜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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