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기면 다 맛있지만... 바삭함에 가려진 비만·당뇨병·심장병 위험
나쁜 지방산, 당독소도 만들어져
재료가 뭐든 튀긴 음식 덜 먹어야

프라이드치킨은 밀가루를 기본으로 한 튀김옷과 염지로 간이 잘 밴 부드러운 닭고기는 물론, 다양한 양념을 더하는 형태로 진화하면서 한국의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참고로 프라이드치킨의 바삭한 식감은 다공질 구조 때문입니다. 다공질 구조란 튀김옷의 수분이 뜨거운 기름과 만나 급격히 증발하면서 여러 구멍이 송송 뚫린 공간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공간이 자연 상태에는 없는 바삭한 질감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또한 음식을 튀기면 수분이 빠져나가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고, 튀길 때 사용한 기름으로 음식이 더 맛있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튀긴 음식을 많이 먹어도 문제가 없을까요? 최근 튀긴 음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임상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스페인에서 29~69세를 대상으로 튀긴 음식과 비만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튀긴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적게 먹는 사람들과 비교해 비만 위험도가 남성과 여성 각각 26%, 25% 높았습니다. 미국에서 튀긴 음식과 당뇨병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튀긴 음식을 일주일에 한 번도 먹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일주일에 1~3번, 4~6번, 매일 먹는 사람들의 당뇨병 위험도는 각각 15%, 39%, 55%, 심장병 위험도는 각각 6%, 23%, 21% 높았습니다. 이제까지 튀긴 음식 섭취와 관련된 연구를 종합해 본 결과, 튀긴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적게 먹는 사람들에 비해 주요 심장 사건 28%, 심장병 91%, 뇌경색 37%, 심부전 37%,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3% 높았습니다.
튀긴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음식을 튀기면 수분이 줄어들고 지방 성분이 증가하면서 섭취 칼로리가 높아집니다. 이렇게 섭취 칼로리가 높아지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튀길 때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음식을 튀기는 과정에서 기름이 산화되거나 수소화되어 트랜스지방산으로 변하게 됩니다. 또한 음식을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기면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나 당뇨병, 동맥경화증과 같은 질환의 발생 및 진행과 관련성 있는 최종당화산물(AGE)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AGE는 체내의 당분이 단백질이나 지방과 결합해 변성된 '당독소'로, 혈관 탄력을 떨어뜨리고 세포 염증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튀긴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몸에 좋지 않은 가공육과 짠 음식,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튀긴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사회경제적으로 낮은 계층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튀긴 음식은 맛있지만 과도하게 즐길 경우 비만 위험성을 높이고 심장병 위험도 증가시키는 등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특히 프라이드치킨은 물론 우리가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생선도 튀기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그 재료가 무엇이든 튀긴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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