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대교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피란마을·야시장까지, 부산 원도심서 ‘1023일 시간여행’ 떠난다

이승륜 기자 2026. 7. 2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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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일 ‘피란수도 부산 국가유산 야행’ 개최
영도대교 미디어파사드·야간 도개부터 피란생활 재현
역사탐방·공연·야시장까지 8개 테마 20개 프로그램 운영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편집 이미지.

부산=이승륜 기자

“영도대교가 거대한 야외 스크린으로 변하고, 피란 시절 다방과 장터가 다시 문을 연다.”

부산 원도심 곳곳에서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1023일을 직접 걷고, 보고, 듣고, 체험하는 대규모 야간 역사축제가 펼쳐진다.

부산시는 오는 24~25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영도대교 유라리광장과 부산근현대역사관, 임시수도기념관 등 피란수도 부산유산 11곳에서 ‘2026 피란수도 부산 국가유산 야행(夜行)’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 온 이 행사는 한국전쟁 당시 1023일 동안 대한민국의 수도 역할을 했던 부산의 역사·문화유산을 야간 콘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대표 문화유산 축제다. 올해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기간과 연계해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세계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고,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넓히는 데 의미를 둔다.

올해 주제는 ‘기억의 도시 부산, 감정의 유산을 걷다’다. 단순히 전시를 보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이 피란수도 부산의 흔적을 따라 직접 걸으며 역사와 문화를 몸소 체험하는 참여형 야간축제로 꾸며진다.

행사는 야경(夜景)·야로(夜路)·야설(夜說)·야사(夜史)·야화(夜畵)·야시(夜市)·야식(夜食)·야숙(夜宿) 등 8개 테마 아래 모두 20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가장 큰 볼거리는 25일 오후 8시부터 15분간 진행되는 영도대교 야간 도개다. 다리가 들어 올려지는 장면과 함께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와 의미를 담은 미디어파사드가 영도대교에 펼쳐진다. 유라리광장과 주요 피란유산 거점에는 청사초롱과 야간조명, 포토존이 설치돼 원도심 전체가 야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유라리광장에서는 배우들이 당시 주민으로 등장해 피란민의 생활상을 재현한다. 시민들은 피란 시절을 배경으로 한 체험부스에서 당시 생활을 경험하고 재연배우들과 함께 역사 이야기를 나누며 피란수도 부산의 의미를 공감할 수 있다.

피란 시절 부산을 대표했던 다방 ‘밀다원’도 다시 문을 연다.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과 전시가 함께 열리고,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이 함께 만드는 연극과 거리공연도 이어져 당시 피란수도의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역사를 직접 걸으며 배우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부산근현대역사관과 부산기상관측소 등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특별 야간답사가 진행된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선정한 ‘100년 관측소’인 부산기상관측소의 역사와 가치도 소개된다.

피란유산을 찾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하는 ‘명탐정 금순이·금동이’, 문화유산 주변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달빛 플로깅, 피란길을 걷다’, 대중교통과 도보로 피란유산을 탐방하는 ‘피란수도 느린 발걸음 챌린지’도 운영된다.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부산 근현대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역사 토크콘서트와 유아·초등학생 대상 역사교육, 동화구연극이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피란수도와 관련된 10개 만들기 체험이 진행되며, 시민이 직접 당시 사람과 공간을 체험하는 몰입형 콘텐츠 ‘그날, 그곳의 사람들’, 피란수도의 평화 가치를 담은 기획전시 ‘피란의 밤, 예술로 남다’, 포토 키오스크로 과거 또는 현재의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기억의 엽서’도 운영된다.

먹거리와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피란 장터를 모티브로 한 ‘밤의 피란장터’에서는 먹거리와 체험, 굿즈 판매, 거리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피란 시절 시민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추억의 간식을 체험하는 ‘금순이·금동이의 군것질 상자’도 마련된다.

시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지역 상생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과 먹거리 부스를 운영하고, 자갈치시장과 중구 음식점 이용객을 대상으로 하는 스탬프 챌린지, 부산 숙박업소 1박 이상 이용객 또는 중구 음식점 구매 인증자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통해 지역 소비도 유도할 계획이다.

행사 기간 부산근현대역사관과 임시수도기념관은 밤 10시까지 특별 야간 개방되며, 행사 관련 정보는 ‘부산 국가유산 야행’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10만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국가유산 야행은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단순히 관람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걷고 보고 체험하며 공감하는 참여형 축제”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와 함께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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