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퀘벡 대정전에 600만명 피해… 2022년엔 인공위성 수십 기 추락하기도[Science]

오로라는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지만 함께 오는 지자기 교란은 공포의 대상이다. 지구에 불어온 태양풍은 정전을 일으킬 뿐 아니라 위성 수십 기를 떨어트리는 등 경제적 손실도 함께 가져올 수 있다.
태양풍이 발생하면 전자기파는 약 8분 뒤, 고에너지 입자는 수십 분∼수시간 뒤, 코로나질량방출(CME)은 수십 시간∼수일 뒤 지구에 도달한다. CME가 자기권을 흔들면 상층대기의 산소·질소가 빛을 내 오로라가 발생하고 전리층 교란으로 GPS와 통신에도 장애가 생긴다. 저궤도 위성의 항력이 커져 궤도가 낮아질 수 있고, 지상에서는 송전망에 유도전류가 발생해 변압기 과열이나 대규모 정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1859년 9월 ‘캐링턴 사건’ 당시 유럽과 북미의 밤하늘에는 이례적으로 강한 오로라가 나타났다. 동시에 전신망에서는 불꽃이 튀고 통신이 끊겼다. 전기를 이용한 장거리 통신망이 막 보급되던 시절 태양풍이 지상을 흔든 사례다.
가장 유명한 피해는 1989년 3월 13일 캐나다 퀘벡 대정전이다. 새벽 2시를 넘은 시간 변압기와 보호장치 등 전력설비들이 잇달아 이상을 일으키기 시작해 약 90초 만에 전체 계통이 붕괴했고 약 600만 명이 정전을 겪었다. 신호등과 지하철·공항이 멈췄으며 대부분 지역의 복구에는 9시간이 걸렸다. 미국 뉴저지에서도 대형 변압기가 손상됐다.
2003년 10월 ‘핼러윈 태양폭풍’ 때는 스웨덴 남부에서 약 5만 명이 정전을 겪었다. GPS와 항공통신이 교란되고 여러 위성의 운용에도 이상이 발생했다. 일부 위성은 영구적인 손상을 입었고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들은 방사선 노출을 줄이기 위한 대응에 들어갔다. 급기야 2022년 2월에는 태양풍으로 인해 위성 수십 기가 떨어지기도 했다. 비교적 약한 지자기폭풍이 상층대기를 가열해 저궤도상 공기 밀도가 높아지자 발사 후 저궤도에 머물던 스타링크 위성 38기가 예상보다 강한 저항을 받고 궤도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2024년 5월에는 20여 년 만의 최고등급인 G5급 ‘개넌 폭풍’이 지구를 덮쳤다. 미국 중서부 농가에서는 정밀농업용 위성항법 신호가 흔들리면서 GPS를 따라 직선 주행하던 트랙터가 엉뚱한 쪽으로 향하기도 했다. 항공·해상 통신과 위성 운용에도 장애가 보고됐다. 다만 전력회사들이 송전량을 조절하고 예비전력을 확보하면서 대정전을 피해갈 수 있었다.
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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