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청한 영장 검찰이 기각, 경찰 길들이기?…영장심의위 5년간 80% ‘검찰 판단 적정’[세상&]

최의종 2026. 7. 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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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충분한 보완없이 반복 신청”…경찰 “영장심의위 실효성 의문”
서영교, ‘아동 성매매 의혹’ 청주시의원 사건 영장 반려에 ‘유착 의혹’ 제기
청주지검 “유착 의혹 전혀 사실 아냐…별건 소명 부족에 보완 취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설치된 영장심의위원회(영장심의위)가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에서 21회 열려 심의 결과 약 80%에 검찰의 영장 청구 부적정 판단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견제하고 기관 간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도입된 영장심의위는 외부위원으로 구성된다.

20일 헤럴드경제가 대검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영장심의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올해 상반기(6월)까지 전국 6개 고등검찰청에서 위원회가 21회 개최돼 영장 청구 적정 여부를 심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 결과 적정 결정은 5건, 부적정 결정은 19건으로 확인됐다.

법원 또는 법관이 사람 또는 물건에 대해 체포·구금·수색·압수 명령이나 허가를 내용으로 발부하는 문서인 영장은 수사 객관성을 검증하고 강제수사 적법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견제하고 검경 간 영장 청구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영장심의위 제도가 도입됐다.

형사소송법상 검사가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판사에게 청구하지 않은 경우, 사법경찰관은 그 검사 소속의 지방검찰청 소재지를 관할하는 고검에 영장 청구 여부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법무부령인 영장심의위 규칙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죄명과 기본 사실관계가 같은 내용 영장에 대해 2차례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 이행한 뒤 3번째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우 ▷담당검사가 보완수사 요구없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경우 ▷담당검사가 영장 신청 이후부터 5일이 지나도록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경우 등에 영장심의위를 신청할 수 있다.

각 고검은 위원장 1명을 포함한 10명 이내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영장심의위를 꾸려야 한다. 사법경찰관은 영장심의위에 출석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제도가 시행된 뒤 서울고검에서 사건 기준 15건으로 가장 많은 심의가 이뤄졌고 나머지 지방고검에서는 개최·심의 자체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고검 15건(2021년 2건·2022년 2건·2023년 1건·2024년 4건·2025년 5건·2026년 1건) ▷대전고검 3건(2021년 2건·2023년 1건) ▷수원고검 2건(2025년 1건·2026년 1건) ▷부산고검 1건(2023년 1건) ▷광주고검 1건(2021년 1건)이며 대구고검에서는 한 차례로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기준으로 영장심의위 영장 청구 적정·부적정 판단 비율은 각 20.8%, 79.2%다. 지난해 서울고검에서 1건은 동일 심의회에서 피의자별로 결과가 적정 1인, 부적정 2인으로 적정·부적정으로 각 1건씩 중복해서 산입했다. 올해 서울고검에서 1건은 동일 심의회에서 영장별로 결과가 적정 2건, 부적정 1건으로 나뉘어 각 1건씩 중복해서 산입했다.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영장심의위 역시 상당수 사건에서 검찰 판단을 유지하면서, 검찰이 제기한 추가 보완수사 필요성 판단에 상당 부분 힘이 실린 셈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경찰이 충분한 보완수사 없이 영장을 반복 신청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다만 경찰은 검찰이 영장청구권을 통해 사건을 과도하게 통제해 주요 수사에 제동이 걸린다고 목소리를 낸다. 아울러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견제하고자 영장심의위가 도입됐으나 고검에 설치되고, 심의위원 명단이 공개되지 않는 등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한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 성매매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검찰이 반려한 것에 검사와 특정 정치인 ‘유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 전 시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6·3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가 의혹이 불거지자 사퇴했다.

이에 대해 청주지검은 “경찰에서 영장을 신청할 당시 피의자 신원이나 직업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으로, 통신영장은 별건 범죄사실 소명 부족 등을 고려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각했다”라며 “일체 다른 고려 없이 기록을 통해 확인된 사실관계·법리에 기초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했다. 담당 검사와 특정 정치인이 연관돼 있다는 등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영장 신청에 대한 검찰의 기각률은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검사가 기각한 비율은 2021년 20.4%에서 지난해 30.4%로 올랐다.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은 17.2%에서 26.9%로 상승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가 미흡해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기각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찰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고 비판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사건이 장기간 결론 나지 못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구속영장을 2차례 신청했으나 검찰은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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