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도전장 내민 엔켐... 관건은 낮은 美법인 가동률에 SEC 상장 승인 여부
상폐 심사 받는 더그로우허브, 상장유지가 관건

이 기사는 2026년 7월 19일 16시 5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엔켐이 자회사 ‘엔켐 아메리카’와 나스닥 상장사 더그로우허브(THE GROWHUB LIMITED)의 신설 자회사 머저서브(Merger Sub, Inc)간 역삼각합병을 추진한다. 엔켐 아메리카가 머저서브와 합병하고, 그 대가로 엔켐이 더그로우허브의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엔켐은 이번 합병을 통해 미국 현지에서 자금 조달 창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계획이 성사되려면 더그로우허브의 상장 유지가 선행돼야 한다. 더그로우허브는 현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나스닥 청문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액면병합과 자회사 합병 등을 통해 일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지만, 합병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자본시장 업계에 따르면 더그로우허브는 지난달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를 통보받았다. 한국의 동전주 요건에 해당하는 ‘주가 1달러 미만 30거래일 연속 거래 사유’가 발생한 탓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주주자본(자기자본) 요건 미달로 인한 상장적격성 경고를 받기도 했다.
더그로우허브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농산물 공급망을 추적하는 싱가포르 회사다. 지난해 8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주가는 4.2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1달러 미만에 머물게 되면서 ‘페니스탁’으로 분류됐다.
더그로우허브는 국내 전해액 생산 기업인 엔켐과의 역삼각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역삼각합병은 더그로우허브가 설립할 자회사를 엔켐 아메리카를 통해 합병하고, 그 대가로 엔켐이 더그로우허브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엔켐 아메리카를 나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하는 구조다. 엔켐이 확보할 더그로우허브의 지분은 종결 시점 주가에 의해 결정되는데, 계약 조건에 따라 최소 확보 지분만 85%다.
다만 더그로우허브가 상장폐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더그로우허브는 실적과 주가 양쪽으로 모두 상폐 위기다. 주가 1달러 미만과 함께 최초 상장 당시의 주주자본(자기자본), 시가총액,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미달 등에 해당한다. 특히 주주자본은 나스닥 상장 유지 최소 조건인 250만달러(약 37억8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그로우허브는 이번 합병을 전제로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 규정상 주주자본, 시가총액, 법차손에서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해도 상장 유지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합병이 끝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나스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미지수”라고 했다.
이번 합병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문턱도 넘어야 한다. 2024년 신설된 규정 ‘Rule 145a’에 따르면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우회상장 시 SE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SEC의 판단 여부가 합병 성사에 가장 큰 열쇠가 될 전망이다.
우려되는 지점은 엔켐 아메리카의 공장 가동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으로 굴러가는 회사인지 판단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합병은 엔켐에도 상당한 중요성을 갖고 있다. 엔켐은 현재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으며,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 의견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전환사채(CB) 규모만 보더라도 2381억원 수준에 달하지만, 1분기 기준 보유 현금은 약 70억원으로 바닥을 보이고 있다.
엔켐은 이번 합병이 성공하면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를 마련할 수 있을 예정이다. 엔켐의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내에서 자금 조달 방안이 한정적인 만큼 해외 자금 조달 창구가 중요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국 자본시장이 훨씬 크다 보니 엔켐이 단숨에 수천억원 이상을 끌어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분명히 있다”면서 “다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번 합병이 실패할 경우 향후 사업 전선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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