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동, 다른 교육권... 유보통합에서 가장 먼저 봐야 할 장애영유아의 현실

기고=조현정 2026. 7. 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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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를 위한 평등한 출발선] 4.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왜 어느 기관에 다니느냐에 따라 다른 교육권을 받아야 하는가?

베이비뉴스와 영유아를 위한 전국희망연대는 '모든 아이를 위한 평등한 출발선' 영유아정책 전환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영유아정책이 전환의 기점에 선 지금, 유보통합 3법을 비롯해 교사 처우, 장애영유아 교육권, 이음교육 등 교육 방향과 공적 지원체계 전환 등 핵심 정책 과제를 차례로 짚어봅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모든 아이가 출생과 가정환경, 장애 여부, 지역과 기관 유형에 따른 차별 없이 평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와 정책 전환을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말

7월 16일 열린 장애영유아 교육권 보장을 위한 정책토론회 사진. ⓒ영유아를위한전국희망연대

유보통합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하나의 국가 책임체계 안으로 통합하겠다는 방향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보통합을 이야기할 때마다 늘 마음 한편에 남는 질문이 있다.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왜 어느 기관에 다니느냐에 따라 다른 교육권을 받아야 하는가?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유보통합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은 저출생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 놓여 있다. 최근 출생아 수가 다소 증가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지만, 장기적인 인구 감소 추세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재원 아동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많은 기관이 정원 미달과 운영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과는 반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상이 있다. 특수교육과 조기 개입이 필요한 장애영유아와 발달지연 영유아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고위험 신생아와 미숙아의 생존율이 향상되었고, 영유아건강검진 내 발달선별검사가 정착되면서 발달지연과 장애 위험군을 보다 이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초등학교 입학 무렵에야 확인되던 발달 문제가 이제는 영유아기부터 발견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장애영유아 수가 증가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과 지원의 대상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영유아기는 인간 발달의 결정적 시기이다. 뇌의 가소성이 가장 높은 시기이며, 이 시기에 제공되는 적절한 교육과 조기 개입은 발달의 가능성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영유아기 교육과 조기 지원을 가장 효과적인 사회투자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는 장애영유아의 교육권을 동등하게 보장하고 있을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25년 기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장애영유아는 총 2만 2349명이다. 이 가운데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장애영유아는 1만 3767명으로 전체의 61.6%를 차지한다. 반면 유치원 이용 아동은 8582명으로 38.4% 수준이다. 장애영유아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어린이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현재 특수교육 지원체계는 여전히 유치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유치원에 재원하는 장애유아는 특수교육지원센터, 순회교육, 개별화교육계획, 유아특수교사 등의 지원체계 안에 놓여 있다. 반면 어린이집에 다니는 장애영유아는 같은 의무교육 대상임에도 별도의 보육체계 안에서 지원받고 있다.

유치원 및 장애영유아가 이용하는 어린이집 현황. ⓒ교육부

문제는 국가가 이를 제도적으로도 용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만 3세부터 5세까지의 특수교육대상자를 의무교육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법 제19조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경우 의무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간주하는 것과 보장하는 것은 같은 것인가?

국가는 어린이집 장애영유아에게도 의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특수교육 지원체계는 동일하지 않다. 법은 같은 아이라고 말하지만, 제도는 다른 아이처럼 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모순은 유치원 체계 안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특수교육대상 유아의 60.5%는 국공립유치원에 재원하고 있다. 반면 사립유치원의 분담률은 29.1%에 불과하다. 사립유치원이 장애유아를 외면해서만은 아니다. 특수학급 운영 부담, 유아특수교사 확보의 어려움, 재정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많은 학부모들이 집 가까운 유치원을 두고도 특수학급이 설치된 공립유치원을 찾아 원거리 통학을 선택해야 하는 현실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린이집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장애영유아의 49.8%는 장애아통합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으며, 44.8%는 장애아전문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반면 5.6%는 일반어린이집에 재원하고 있다. 여기서 5.6%라는 숫자는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수백 명의 장애영유아가 전문적인 지원체계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애아통합어린이집과 장애아전문어린이집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장애영유아 조기개입과 통합교육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장애영유아보육교사, 특수교사, 치료지원 인력이 함께 협력하며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 반면 일반어린이집의 경우 대부분 특수교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다.

현장의 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특수교육 지원과 개별화교육을 제공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특수교사 없이 일반교사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장애영유아 교육의 기회는 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있다. 장애영유아 보호자의 51.8%는 또래와 함께 성장하는 통합교육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아통합 인프라의 86.7%는 경기,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반대로 비수도권 12개 광역지자체가 담당하는 비율은 13.3%에 불과하다.

결국 어떤 아이는 집 근처에서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어떤 아이는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기관을 찾아야 한다. 어떤 아이는 특수교사를 만날 수 있지만, 어떤 아이는 그렇지 못하다.

어떤 아이는 치료지원과 가족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어떤 아이는 그러지 못한다.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인데도 말이다.

이것이 바로 현재 장애영유아 교육권의 현실이다.

유보통합은 단순히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합치는 정책이 아니다.

유보통합의 본질은 어느 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모든 아이가 동등한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책임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특히 장애영유아는 유보통합의 부수적인 과제가 아니다. 오히려 유보통합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기준이다.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어느 기관에 다니느냐에 따라 다른 교육권을 받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기관을 통합했을 뿐 교육은 통합하지 못한 것이다.

유보통합은 기관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장애영유아 교육권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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