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금융 빼고 침몰했다…2분기 상장사 실적 뚜껑 열어보니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6. 7. 2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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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격 직격탄 맞으며
현대제철·한전 이익 급락
고물가 따른 내수부진에
이마트·하나투어 후폭풍
코스피가 다시 7,000선을 내어준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463.81포인트(6.37%) 내린 6,820.60,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7.59포인트(4.53%) 하락한 791.84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본격 2분기 실적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영업이익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되고 있다. 장기화하는 중동 전쟁에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물가 환경이 기업 실적을 짓누르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국내 상장사 233개 가운데 최근 3개월 새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하향된 곳이 94개에 달했다. 분석 대상 기업 10개 중 4개꼴로 이익 눈높이가 낮아진 것이다. 특이할 만한 점은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 총액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상장사인 반도체, 증권, 은행 등이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 상장사는 불리한 영업 환경과 높은 비용 구조 때문에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특히 내수주 타격이 심각하다. 올해 3월 중동 전쟁 발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외부 변수에 취약한 기간산업이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고물가와 내수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유통주와 엔터 및 게임업종도 실적 전망이 하향되는 추세다.

현대제철은 분기 매출(2025년 2분기 기준)이 1조원을 웃도는 주요 상장사들 가운데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인 기업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한국전력, CJ ENM, 이마트 등의 실적 전망이 큰 폭으로 조정됐다.

현대제철의 올 2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3개월 새 48.1% 급감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가 치솟으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결과다. 아울러 자동차에 들어가는 강판 가격이 낮아진 상황에서 상반기 건설 경기 부진까지 이어지며 삼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전력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30.7% 하향됐다. 국제유가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민간 발전소로부터 사오는 전력 구입 단가가 높아진 영향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연 반영됨에 따라 LNG 및 석탄 발전 연료 단가가 각각 전 분기 대비 9.3%, 7.4% 높아진 가운데 계통한계가격(SMP) 또한 같은 기간 12.0%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최근 3개월 새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2.1% 하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으로 중국과 중동 등지에서 판매가 부진하게 나타난 결과다. 이 가운데 협력사 안전공업 화재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 인도 모비스 화재로 인한 인도 공장 가동률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하향이 이어졌다.

고물가와 내수 소비 침체 영향으로 하나투어(-52.0%) 등 여행주와 CJ프레시웨이(-17.4%), 이마트(-25.8%) 등 내수주도 실적 하향폭이 크게 나타났다.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외식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 온라인 사업부 점유율 확대를 위한 비용을 늘린 점이 실적 전망 하향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마트는 자회사 SCK컴퍼니가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으로 매출 감소 및 영업이익 적자 전환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체 실적 전망도 하향됐다.

엔터테인먼트와 게임·미디어 등 콘텐츠업종도 3개월 새 이익 전망 하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엔터업종 실적 전망이 전반적으로 제자리걸음을 이어간 가운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 컴백에 따른 제작 비용 선반영으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36.1% 하향됐다. 게임 고액 결제 및 TV 광고 매출 지출이 감소하면서 넷마블(-19.8%), 네오위즈(-23.3%), SOOP(-14.6%), CJ ENM(-26.7%) 등 콘텐츠업종도 이익 전망이 조정을 이어갔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NM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과 KBO 효과로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TV 광고 역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화·드라마 부문도 자회사 피프스시즌의 이익 기여 작품 수가 많지 않아 적자 폭이 전 분기 대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은행·증권사들의 이익 증가에 힘입어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 총액 전망치는 늘어났다. 영업이익 증액이 예상되는 반도체를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 총액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서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보다 모두 1000억~3000억원대 늘었다.

증시 거래대금의 증가는 2분기에 더 가팔라지면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눈높이 역시 석 달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석 달 전만 해도 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집계로는 1조9000억원까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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