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돌아선 수익률…시들해진 'ESG 펀드'

임지희 기자 2026. 7.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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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주주환원 확대 흐름 속에서도 ESG 투자 열풍은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ESG 분야에 투자하는 118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2조6948억이 순유출됐다. 전체 순자산 규모는 26.8% 줄었다. 최근 3개월 사이 69개 ESG 주식형 펀드에서도 145억원이 빠져나가며 투자자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ESG 주식형 펀드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인기가 시들해진 건 채권형 펀드도 마찬가지다. 금리와 채권가치는 반비례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부진할 수 밖에 없다. 32개 ESG 채권형 펀드에서 3개월 사이 8838억원, 연초 이후 2조6948억원이 순유출됐다. ESG 채권형 펀드는 기업들이 탄소중립 등에 투자하기 위해 발행하는 ESG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올해 들어 ESG 펀드들이 수익률에서 줄줄이 고전하면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ESG펀드는 연초 이후 16%대 수익률 보였지만 한달 전부터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주식형 펀드는 -14.51%를 기록했고 채권형 펀드는 0.02%에 그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각종 테마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투자자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흐름도 비슷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이후 미국의 ESG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657억달러에 달했다. 신규 출시된 ESG 펀드 건수 역시 2021년 116개에서 2025년 9개로 급감했다. 운용을 중단한 펀드 역시 91개로 사상 최대였다. 수익률이 저조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의 반(反) ESG 정책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약화된 투자 심리는 부분적으로 높은 이자율과 인플레이션 지속,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어려운 거시 환경 때문"이라며 "트럼프 정책으로 기업과 자산운용사들이 ESG 이니셔티브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고 유럽에서 지속 가능성의 우선 순위가 경제 성장, 경쟁력,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방 등에 비해 낮아진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최근 금융당국이 확정한 ESG 공시 의무화 대책을 변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8년부터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를 의무화했다. 올해 2월 발표한 초안과 비교해 의무화 대상 기업과 공시 수준은 대폭 강화됐다. 특히 국민연금 등이 수탁자 책임 강화를 전면에 내걸고 있어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형 상장사를 중심으로 ESG 자율공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연결기준 배출량 공시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향후 ESG 경쟁력은 친환경 전략보다 공급망·탄소·기후 데이터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투자자에게 신뢰성 있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임지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