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러 자금여력은 얼마나 남았나…“최소 2~4년 견고”

김정은 기자 2026. 7.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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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 '반도체 고점론'이 재부상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급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메모리 수요를 떠받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CAPEX)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의 CAPEX/매출 비율은 2027년 약 38%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28년에는 34%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AI 인프라는 매출 발생보다 6~24개월 먼저 투자되는 만큼, 선행 투자분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이어지면서 CAPEX 부담도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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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하는 하이퍼스케일러
부채성 조달에 시장에선 ‘신용위험’ 우려
증권가 “빅테크 자금여력 2~4년 견조…오라클은 우려"

7월 들어 ‘반도체 고점론’이 재부상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급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메모리 수요를 떠받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CAPEX)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특히 최근 주요 빅테크들이 자체 보유 현금을 넘어 회사채 발행까지 동원해 투자 실탄을 모으기 시작하자, 시장 일각에선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조기에 막을 내릴 수 있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든다. 다만 증권가는 이들 하이퍼스케일러의 재무구조가 여전히 탄탄한 만큼, 최소 2~4년간은 현재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타임스스퀘어 재생되는 SK하이닉스 HBM (서울=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나스닥 ADR 거래를 개시한 10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아나몰픽 전광판에 SK하이닉스의 대표 제품 HBM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SK하이닉스 제공.

◇AI 투자 구조적 확대…“2027년까지 CAPEX 증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사활을 건 AI 전쟁에 나서면서 AI CAPEX 투자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 5사(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오라클)의 2026년 CAPEX 규모는 7251억달러(약 1081조원)로, 2023년(1481억달러) 대비 4.9배 증가했다.

CAPEX 확대는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추론 수요 증가와 메모리 병목 현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 맞물린 영향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용은 CAPEX의 60~70%를 차지하며, 메모리 비용은 CAPEX의 13%에 달한다. 현재는 메모리 병목이 전력 인프라, 액체 냉각 시스템, 네트워킹 장비 등으로 이어지며 단위당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KB증권은 AI 투자 확대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의 CAPEX/매출 비율은 2027년 약 38%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28년에는 34%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AI 인프라는 매출 발생보다 6~24개월 먼저 투자되는 만큼, 선행 투자분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이어지면서 CAPEX 부담도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 늘었지만…“자금여력 최소 2~4년”

문제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금 조달이 현금 등 자본성 조달에서 회사채 발행 등 부채성 조달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부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확대되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 신용위험이 커진다. 블룸버그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7월 기준 회사채 발행 금액은 1941억달러다. 2024년 201억달러, 2025년 1084억달러에 이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오라클의 회사채 발행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했는데, 이를 두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라클의 회사채 발행액은 올해 7월 기준 250억달러로, 미국의 신용평가 요소로 활용되는 ‘총차입금/EBITDA 비율’이 5.6배로 빠르게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라클을 제외한 빅테크들의 신용우려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한다. 권범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라클의 총차입금/EBITDA 비율은 5.6배로 타사 대비 높지만, 2026년 3월 기준 마이크로소프트(0.6배), 알파벳(0.6배), 메타(0.8배), 아마존(1.3배) 수준으로 오라클을 제외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총차입금/EBITDA는 신용평가사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할 때 활용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특히 회사채 발행 임계치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2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하이퍼스케일러의 크레딧 리스크가 현실화되기까지 최소 2년의 시간이 남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이퍼스케일러의 AI 관련 매출이 30%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과 함께 CAPEX 부담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4.0년, 알파벳 4.9년, 메타 3.9년, 아마존 3.1년, 오라클 1.9년의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와 같은 속도로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가정할 때 신용등급에 부담을 줄 정도로 부채가 늘어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각 기업의 현금창출력(EBITDA), 현재 차입금, 연간 회사채 발행 규모 등을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다.

다만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4.6%를 넘어서며 전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전날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하며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추자 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서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금리 동결 확률은 83.4%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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