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울렁거려요”…폭염 속 물놀이장 뒤덮은 ‘고무 냄새’ [현장, 그곳&]

이지민 기자 2026. 7. 20. 05: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피부 닿는 탄성포장재
고온에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
지자체 "냄새는 점검 대상 아냐"
작열하는 태양 아래 형형색색의 놀이터 바닥에서 나는 고무 냄새, 파편과 함께 닳은 아이들이 뛴 자리. 탄성포장재가 깔린 놀이터를 지나치거나 방문했을 때 한 번쯤은 마주쳤을 현상이다. 폭염이 본격화하면서 경기도 시·군 곳곳이 탄성포장재 바닥에 물을 채운 놀이장 운영에 속속 나서고 있다. 가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피서지지만, 과연 이 냄새와 미세 물질은 아이들에게 안전할까. 경기일보는 어린이 물놀이장의 안전 실태와 대안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19일 경기지역 한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탄성포장재가 깔린 바닥 위를 맨발로 뛰어다니며 물놀이를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고무 냄새로 속이 울렁거리다 못해 멀미할 것 같아요.”

19일 오전 찾은 의왕시 한 어린이 물놀이장. 탄성포장재가 깔린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물 냄새와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메케한 고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물놀이장에 가득 들어선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다니다 미끄럼틀을 타고 물속으로 들어간 뒤 물장구를 치거나 물총 놀이를 했다. 아이들의 피부와 손, 얼굴은 탄성포장재와 맞닿은 물에 반복적으로 접촉했다.

오산, 화성 지역 물놀이장도 따가운 햇빛 속 물 냄새와 고무가 달궈진 듯한 냄새가 진동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아이와 물놀이장을 찾은 한 시민은 “여름마다 이곳을 찾지만 물 냄새보다 고무 냄새가 더 강하게 올라올 때가 있다”며 “지금처럼 폭염일 때는 속이 메슥거리거나 머리가 띵할 정도여서 오래 머물진 않는다”고 말했다.

냄새의 정체는 탄성포장재와 이를 고정하는 접착제가 고온에 달궈지며 방출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이하 VOCs)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VOCs를 ‘도료·접착제 등 다양한 생활 및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수백종의 유기화합물’로 정의하고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관리할 필요성이 높다’고 규정한 상태다.

하지만 물놀이장 속 VOCs는 지자체 등 운영 주체의 관리 범주가 아닌 실정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무 냄새에 대한 문의가 간혹 있지만 구성 성분이나 농도 등은 관리 규제 내지 근거가 없어 점검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관수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탄성포장재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접착제 등은 직사광선, 고온에 지속 노출되면 분자 결합이 느슨해지거나 깨질 수 있다”며 “이것이 기체로 분해, 방출되는 ‘휘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성분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얼마나 해로운지도 모른다…어린이 물놀이장, VOSc 관리 사각지대 [발밑에서 피어나는 위험 上]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719580274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