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들어올린 로봇, 휠체어로 사뿐히 옮겨

고양/조성호 기자 2026. 7. 2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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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로봇 쓰는 요양원 가보니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보아스골든케어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로봇 ‘아나’를 이용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는 모습./고운호 기자

“어르신, TV 보러 가실 시간이에요.”

9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요양원 ‘보아스 골든케어’. 침대에 누워 있던 106세 할머니는 익숙한 듯 팔을 들었다. 할머니를 안아서 살짝 든 요양보호사가 엉덩이 아래와 등 뒤에 안전벨트처럼 생긴 띠를 채웠다. 그때부터 요양 로봇 ‘아나’가 할머니를 서서히 공중으로 들어 올린 뒤 침대 옆 휠체어로 옮기기 시작했다. 아나는 침대에 있는 환자를 휠체어나 화장실 변기에 앉혀주는 로봇이다. 보통 요양보호사 2명이 있어야 안전하게 옮길 수 있는데, 아나가 1명 몫을 거뜬하게 해내고 있는 것이다.

초고령화 시대에 노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 인력이 부족해지자, 돌봄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요양보호사의 약 70%가 60대 이상으로, 60대 요양보호사가 80~90대 노인을 돌봐야 하는 ‘노노(老老)케어’ 상황에서 돌봄 로봇이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임수경 보아스 골든케어 원장은 “본인의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생각해 요양보호사에게 미안해했던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보아스골든케어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로봇 ‘전동 리프트’를 이용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는 모습./고운호 기자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요양보호사가 2035년에는 49만8000명, 2043년에 99만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장기 요양 서비스 수요는 2043년에 2.4배 이상 늘어날 전망(2023년 대비)이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현재 요양보호사의 68.8%가 60대 이상인 반면 20~40대는 4.8%에 불과하고, 연령 대비 업무 강도가 높아 이직률도 전체 산업 평균(6.9%)보다 훨씬 높은 32.8%에 달한다.

그러나 보니 일선 현장에선 요양보호사를 돕는 돌봄 로봇들이 주목받고 있다. 환자를 휠체어로 옮기는 로봇뿐 아니라, 아예 누워 있는 환자의 몸 전체를 들어 올려 목욕 침대로 옮길 수 있는 ‘전동 리프트’ 로봇도 있다. 최근엔 환자들의 청결을 돕는 배변 로봇도 등장했다. 노인이 배변 로봇을 착용하고 있으면 배변 상태를 센서로 체크해 변을 흡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물로 세척까지 해준다.

그래픽=양진경

요양원은 밤에도 사고가 잘 발생한다.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치매 노인은 갑자기 일어나 복도를 배회하거나 아예 요양원 밖으로 나가 버리는 사례도 있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나온 게 바로 순찰 로봇이다. 충북 음성의 밝은언덕노인요양원이 운영 중인 순찰 로봇은 낮엔 요양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건강 관리법 같은 방송을 내보내고, 밤엔 순찰을 돕는다.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벗어난 어르신을 발견하면 즉시 화면을 촬영해 근무자에게 보낸다. 또 복도를 배회하는 어르신을 마주치면 “어르신, 야간에는 복도를 배회하시면 안 됩니다. 침대로 돌아가 주세요”라는 안내도 한다.

다만 돌봄 로봇을 더 많은 요양원이 사용하기엔 높은 가격대가 ‘걸림돌’이다. ‘아나’나 전동 리프트 같은 로봇만 해도 가격이 700만~1400만원에 달한다. 요양업계에선 “요양보호사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돌봄 로봇 지원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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