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유공제 즉시 축소 대신 유예기간…잠긴 매물 풀릴까
매물 늘어 집값 상승세 꺾일지 관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9일 부동산 양도소득세를 두고 “적정한 시기에 매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그 시기를 넘어서면 부담이 높아지게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달 말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인한 ‘매물 잠김’을 줄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도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즉시 축소하는 대신 일정한 유예 기간을 줘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의 매도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1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하면 거주하지 않아도 양도차익에 12~4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거주 기간(2년 이상)에 따른 공제(8~40%)를 합하면 최대 공제율이 80%에 이른다. 정부는 투기 목적으로 보유만 해도 많은 공제를 받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번에 보유 공제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보유세와 양도세를 모두 높이면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세입자의 월세나 보증금을 올리면서 버틸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의 특정 시점을 정해 두고, 그 안에 매도하면 현재의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약 3개월 전에 못 박아 매물 출회 효과를 본 선례가 있다. 연초 한 달에 2만건을 갓 넘던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3월에 2만7000건, 4월에 2만8000건, 5월에 2만9000건으로 늘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7·10대책 때도 다주택자 대상 종합부동산세·취득세는 바로 올렸지만, 양도세 인상은 2021년 6월까지 시행을 미룬 바 있다.
관건은 유예 기간 중 매물이 충분히 나와 집값 상승세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느냐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2020년 7·10대책 당시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증여가 늘고 매물이 많이 나오진 않았다”며 “이번엔 (5월에) 집을 미처 팔지 못한 다주택자나 높아진 대출 금리로 부담을 느끼는 중저가 아파트 소유주들이 있어 상황이 다소 다르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보유한 고령자들이 자녀 증여세 부담이 큰데, 장기보유에 대한 세금 감면을 없애면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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