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2천억 수혈에도 영업재개 일정 못잡아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6. 7. 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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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중지 점포 가보니
차단벨트·휴업안내문 그대로
매대는 텅비고, 매장은 한산
협력업체 밀린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만 약 1조1000억

지난 18일 찾은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홈플러스는 이달 16일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 긴급 운영자금(DIP 금융) 지원을 확정하며 회생절차를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지만, 아직 영업재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영업을 멈춘 뒤 닷새가 지났지만 출입문에는 여전히 '홈플러스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빨간 차단 벨트가 대형마트 입구를 막고 있었다. 매장 안 식품 매대도 비어 있는 상태 그대로였다. 2층 키즈카페를 찾는 부모와 아이들만 드문드문 오갔고, 주변도 한산했다.

시설 관리 직원만 출근해 있었다. 한 고객이 "언제 다시 문을 여느냐"고 묻자 직원은 "저희도 모른다. 아직 내려온 지침이 없다"고 답했다.

홈플러스도 당장 재영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 항고할 예정이다. 법원이 회생절차 연장을 결정하면 협력사들과 상품 납품, 시설 유지관리 협의를 거쳐 제품 입고 등 재개장 준비에 돌입한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와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영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 2천억원, 납품대금 등에 활용

홈플러스는 이번에 확보한 2000억원을 밀린 임직원 임금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 지급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자금난으로 전체 임금의 40%만 지급해 180억~190억원이 체불된 상태다.

문제는 경영 정상화까지 가기에 2000억원은 부족하다는 데 있다.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약 1조1000억원으로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체불 임금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국 67개 핵심 점포만 다시 운영하더라도 오는 9월 초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까지 필요한 상품 매입비만 22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공과금과 물류·시설 유지비까지 감안하면 이번 자금은 영업 정상화의 마중물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이 납품을 중단하면서 매장 매대가 텅 비었고, 영업을 재개하려면 이들과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판매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일부 협력업체는 납품을 중단하거나 공급 물량을 줄였다. 홈플러스 매장 주요 매대가 자체브랜드(PB) 상품 위주로 채워졌던 이유다.

협력업체들은 당장 납품을 정상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지급 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하는 거래대금도 약속대로 지급되는지 지켜본 후 납품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상품경쟁력·소비자신뢰 회복해야

점포 경쟁력 약화도 숙제다. 홈플러스는 한때 146개였던 매장 수가 현재 67개 핵심 점포 체제로 축소됐다. 이마트(157개), 롯데마트(112개)와 비교하면 규모의 경제가 크게 약화됐다. 업계에서는 점포 축소가 상품 매입 규모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가격 경쟁력과 상품 구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 신뢰 회복도 과제다. 영업을 재개해도 예전 수준의 상품 구색과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고객을 다시 확보하기 어렵다.

유통업계는 오는 9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성사 여부를 홈플러스 정상화의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익스프레스 사업 매각과 점포 축소, 인력 감축으로 몸집을 줄인 만큼 핵심 매장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다시 산정해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9월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회생절차가 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회생절차에 들어간 위메프는 인가 전 M&A에 실패해 결국 파산했다. 반면 티켓몬스터는 오아시스에 인수되며 회생절차를 마무리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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