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5000만원 전기료 아끼고 친환경교육 교과서 된 ‘옥상 발전소’
태양광 발전 설치해 전기료 아껴
1층 실시간 전력생산 전광판 설치
학생들은 자연스레 생태전환교육
교육장관 “탄소중립 일상서 배워”

15일 서울경제신문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함께 방문한 충북 청주 복대초등학교. 30도를 넘나드는 후텁지근한 바깥 공기와 달리 학교 안은 복도까지 서늘했다. 교실은 물론 복도 곳곳에 설치된 냉난방기가 쉬지 않고 돌아가며 더위를 식혀줬다. 복대초 관계자는 “오늘처럼 습한 날에는 복도까지 냉방기를 거의 계속 가동한다”며 “학교에서 직접 만든 전기를 우선 사용하다 보니 냉방비 부담이 훨씬 줄었으며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대초는 교육부가 일선 학교를 기후변화·생태전환교육의 중심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진행 중인 ‘햇빛이음학교’ 사업의 대표 사례다. 실제 복대초는 2023년 학교를 이전·재배치하면서 총 347.8㎾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학교 전력 사용량의 42%를 자체 생산해 약 5264만 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하기도 했다. 잉여전력 10만 8209㎾h는 한국전력에 판매해 1386만 원 가량의 수익도 올렸다. 판매 수익은 학생 지원과 학교 교육과정 운영 등에 활용된다.
복대초 1층 로비에는 실시간 전력 생산량을 보여주는 전광판이 설치돼 학생들에게 실시간 전력 생산량을 알려줬다. 본관 옥상의 일반 태양광(PV)과 강당 옥상의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이 실시간으로 얼마나 전기를 생산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었으며 이날 오전 다소 흐린 날 탓에 생산 전력량은 평소대비 비교적 낮다는 것이 복대초 관계자의 설명이다.
학교내 설비를 움직이는 태양광 발전량 외에도 에너지 관련한 특별 수업 또한 복대초의 차별화된 점이다. 실제 옥상에서 생산된 전기 생산 과정과 원리는 곧바로 교실 내 하나의 수업 자료가 된다.
복대초 4층에 자리한 5학년 1반 사회 수업에서 이 같은 차별화된 교육 커리큘럼이 잘 나타났다. 이은희 교사는 교실에서 학교 항공사진을 화면에 띄우며 “우리 학교는 전기를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라고 묻자 학생들은 “태양광 시설”이라고 입을 모아 답했다. 이 교사가 “왜 태양광을 사용할까”라고 질문하자 “전기를 직접 만들면 돈을 절약할 수 있어서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요”라는 답이 잇따랐다. 친환경 교육이 학교설비에 대한 설명만으로 자연스레 이뤄지는 셈이다.
친환경에 대한 토론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 교사가 “각 지역에 가장 적합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친환경 미래도시를 설계해 보자”고 하자 교실은 금세 모둠별 토론장으로 바뀌었다. 학생들은 지도와 활동지를 펼쳐 놓고 어떤 에너지를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해 논의했으며 모둠별로 완성한 친환경 미래도시 모형에는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기, 전기차, 친환경 건물 등이 지역 특성에 맞게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발표 시간에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에너지 관련 교육이 이어졌으며 대학교 강의실을 연상시키는 수준높은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이날 한 모둠이 태양광, 수력, 풍력, 지열에너지를 고루 선택한 발전설비 내용을 발표하자 이 교사는 “태양광만 사용하면 안 될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학생들은 “비가 오거나 밤에는 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태양광만 사용하면 안된다”고 답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보여줬다.
수업이 끝난 최교진 장관 주재로 열린 소규모 간담회에서는 태양광 설비 확대와 관련한 학교 현장의 효과와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복대초는 태양광 시설 설비로 연간 5264만 원의 전기요금을 절감 중이며 온실가스 감축 효과만 183톤에 달하는 등 친환경 설비 구축의 효과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학교 운영을 맡는 입장에서는 시설 관리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란수 복대초 교장은 “태양광 관리 매뉴얼이 있긴 하지만 순환보직이 많은 학교 현실에서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더욱 단순하고 실무적으로 정리된 안내서가 필요하다”며 “노후화에 따른 성능 저하와 유지보수, 화재 예방 문제도 지속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관리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햇빛이음학교 사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설비 이상 징후를 교육시설통합정보망과 연계해 자동으로 감지하고 담당자에게 문자로 알리는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현재 4년 주기인 전기안전공사의 법정 검사를 1년 주기로 단축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지보수 비용 또한 필요시 교부금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 장관은 “11억 원을 투자해 매년 5000만 원가량의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남는 것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탄소중립을 삶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햇빛이음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생태전환교육의 주요 인프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청주=신서희 기자 sh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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