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처럼 독점 안 해” 중국 개방형 AI모델 ‘키미3’ 쇼크···최고성능 미 폐쇄형 모델에 도전장, AI 판도 들썩 [뉴스분석]

김세훈 기자 2026. 7. 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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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샷AI의 키미3 채팅화면.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 17일 공개한 차세대 오픈웨이트 모델 ‘키미 K3’가 미국 최상위 AI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여주며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거액을 들인 폐쇄형 모델로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미국 빅테크들과 달리, 중국 기업은 개방성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도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초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든 딥시크에 이어 중국 AI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모델이 등장했다는 평가와 동시에 실제 성능과 확장성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뒤따른다.

19일 문샷AI가 공개한 사양을 보면 K3는 총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AI 연산능력 지표)를 갖춘 초대형 모델이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함께 처리하며 최대 100만토큰의 긴 문맥을 참고할 수 있다.

GPT-솔, 클로드 페이블5 턱밑 추격···가성비 넘어 프리미엄 전략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성능 개선이다.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터미널벤치 2.1’에서는 88.3점으로 GPT-5.6 솔(88.8점)에 근접하고 클로드 페이블5(84.6점)을 앞섰다. 웹 검색형 추론 벤치마크(시험)인 ‘브라우즈컴프’와 장기 소프트웨어 개발 벤치마크 ‘SWE 마라톤’에서는 두 모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독립 AI 모델 분석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서 페이블(60)과 솔(59)에 이어 종합성능 3위를 기록했다.

웹 개발 플랫폼 버셀의 기예르모 라우흐 최고경영자(CEO)는 “(프론트엔드 평가에서) 페이블을 앞선 최고 성능 모델이며, 더 짧은 시간에 비슷한 성공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K3의 이용 비용은 100만토큰당 입력 3달러, 출력 15달러다. 경쟁사인 딥시크 모델 대비 10배 넘게 비싸 ‘가성비’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GPT-솔보다는 50% 가량 저렴해 미국 프론티어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이번 키미 K3의 등장으로 ‘성능으로 따라잡지 못하니 가격으로 경쟁한다’는 중국 AI에 대한 인식도 흔들리고 있다. 기존 미국과 중국의 AI 격차가 8~12개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었으나 이번 발표로 격차가 예상보다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데이비드 색스 미국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 공동의장은 K3 발표에 대해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규제가 계속되면 AI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웨이트 전략으로 미국과 패권경쟁 ‘차별화’

최고 성능에 근접했음에도 오픈웨이트(개방형) 모델을 고수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누구나 모델의 가중치를 내려받아 변형·활용할 수 있다. 그간 미국 AI 개발사들은 기술 오남용 등을 이유로 폐쇄형 모델을 운영해왔다. 문샷 AI의 행보는 모델의 핵심 학습 결과물인 가중치를 공개하더라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특정 기업이 AI 모델을 독점하지 않고 ‘공공 인프라’처럼 만들겠다는 중국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AI 모델을 전략 자산화하는 미국과 차별화함으로써 패권 경쟁의 구도를 바꾸려는 의도인 셈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오픈웨이트 모델이라고 해도 실제로 활용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 문샷AI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결국 중국 AI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미 K3가 프론티어 모델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할 경우는 현재 반도체 구매의 ‘큰 손’ 역할을 하는 빅테크 기업들과 AI 개발사들의 수익화가 더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대한 동력도 떨어질 수 있다. 로이터는 지난 17일 키미 K3를 두고 “미국 AI 투자에 대한 수익 의구심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26년 7월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관람객들이 키미 K3 모델을 선보인 문샷AI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 사용 성능은 따져봐야” 신중론도

다만 키미 K3이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다. 우선 문샷 AI가 벤치마크 점수를 유리하게 나오도록 유도하는 ‘벤치마크 최적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첨단 AI 모델의 답변을 수집해 학습하는 ‘증류’ 의혹도 여전하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문샷AI 등이 허위 계정을 이용해 클로드의 출력값을 대량으로 수집하고 자사 모델 성능 향상에 활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용자 편의성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도 있다. 깃허브 등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토큰 비용과 별개로 같은 작업에 지나치게 토큰을 많이 써 효율이 높지 않다’ ‘작업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AI 개발사들이 발표하는 벤치마크 점수를 다소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모델 성능만이 아니라 기존 업무체계와의 통합이 중요한데, 아직 중국 모델은 이 부문에서 다소 뒤처진 편이라 확산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샷 AI는 향후 모델 가중치와 반도체 사용량 및 연산량, 학습 방식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 내용을 바탕으로 키미 K3의 구체적인 성능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샷 AI는 블로그를 통해 “전체 성능 면에서는 아직 GPT-솔과 클로드 페이블5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최 교수는 “미국의 AI 모델 수출통제 사태가 중국의 자국 프론티어 모델 개발을 촉진했을 것”이라면서 “아직 중국 AI가 미국 첨단 AI를 뛰어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 문제일 것”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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