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레드라인 넘었다"… '생명줄' 담수화 시설까지 공격

김민호 2026. 7. 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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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쿠웨이트 담수화 공장 공격
미국도 이란 공장에 보복 공습
쿠웨이트 식수 90%가 담수화 의지
역내 기반시설 공습하며 확전 양상
이란이 쿠웨이트 석유시설과 수자원시설을 공격한 18일 수도 쿠웨이트시티 남쪽 망가프 마을 상공에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고 있다. 쿠웨이트시티=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공습 재개 후 일주일 만에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 민간인 생명줄을 위협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상대 진영의 식수원을 잇달아 공격한 것이다. 양측 공습이 군사시설에서 역내 사회기반시설로 확대된 가운데 공방이 격화하며 확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군에서는 17일 만에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을 ‘대악마’로 칭하며 위협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부터 이틀 연속 쿠웨이트의 석유시설과 담수화 공장들을 공습했다. 담수화 공장 일부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발전 설비도 가동을 중단했다. 양국이 담수화 공장을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휴전 후 처음이다. 쿠웨이트는 식수의 90%를 담수화 방식으로 얻기에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 쿠웨이트 외무부는 “이란이 민간인을 겨냥한 체계적이고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은 바레인 셰이크 이사 공군 기지를 비롯해 미국을 지원하는 요르단, 오만, 카타르 내 표적도 공격했다. 카타르 당국은 방공망이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미사일 잔해가 낙하해 어린이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미국도 즉각 맞대응해 17, 18일 양일간 이란 남부 담수화 공장들을 타격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자스크 지역 시설이 피격돼 인근 마을 30곳의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이란 국영 IRNA통신도 해당 지역 시설이 파괴돼 1만 명이 물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해협 안쪽 전략적 요충지인 케슘섬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이란 주요 항구인 반다르 아바스를 다른 지역과 연결하는 호르모즈간주(州) 교량들이 공격을 당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 감시에 활용한 차바하르 항구 감시탑도 공습에 무너졌다. 이란 남동부 이란샤르 공항과 주요 전력시설도 공습을 받았다. 미국 NBC방송은 이란 당국이 남부 지역 주민들에게 전기 절약을 촉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강대강 대결에 사상자도 속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이 17일 요르단 미군 기지를 공격해 미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이로써 이번 전쟁으로 사망한 미군은 16명으로 늘었다. 미국은 19일 새벽부터 발전소 등 주요 사회기반시설을 타격하는 등 보복 공격에 착수했다. 이란 보건부는 최근 3주간 미국의 공격으로 50명 이상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은 요르단에서 미군을 공격한 IRGC를 신속히 처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가 18일 공개한 영상에서 미 군함이 이란 표적을 향해 발사체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AP통신은 양국이 암묵적으로 합의한 레드라인을 이번 공격을 기점으로 넘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종전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밝힌 후, 이란도 ‘자국 기반시설이 공격당하면 미국에 협조하는 인접국 기반시설에 보복하겠다’고 받아친 바 있다.

중동 현지에서는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까지 보복 대상에 추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UAE는 인접국들과 달리 휴전 이후에는 아직까지 이란의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 이란 국영 파르스통신은 익명 관료를 인용해 이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지속적 공습은 “두바이·아부다비공항, 푸자이라·제벨 알리 항구를 즉시 대피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전했다.

확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는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동을 포함한 전 세계의 미국인에게 확전과 예상치 못한 공격에 대비하라는 주의보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안보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고 예상하지 못한 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동 바깥에서도 미국인이나 미국 관련 시설이 이란을 지지하는 단체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란은 결사항전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요르단 미군 사망 소식이 공표되기 직전 IRNA통신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미국을 ‘대악마’로 지칭하고 “미국이 군사적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며 더 큰 대가를 치르려 한다면, 고귀한 이란 국민과 ‘저항의 축’은 미국에 잊지 못할 교훈을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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