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산자원 확보 사활 건 경쟁… 앤트로픽, 오픈AI 데이터센터 대규모 임차계약

이규화 2026. 7. 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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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메타와 100억달러 데이터센터 임차 논의
스페이스X와도 300MW 3년간 450억달러 임차계약
오픈AI, 소프트뱅크와 10GW 초대형 DC 임대 추진
구글, 세계 주요 거점에 DC 건설·임대 병행 전략
연산능력이 AI 경쟁력… 승자독식구조 속 경쟁 가열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빅테크들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서 나아가 외부 시설을 임차하는 방식까지 동원하며 연산 능력 확보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AI 시장이 소수 기업 중심의 승자독식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산 자원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앤트로픽이다. 로이터통신의 1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달 메타에 데이터센터 연산 자원을 2년 동안 최대 100억달러(약 15조원)에 임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메타는 이를 검토하고 있다.

계약은 월별 분할 지급 방식이며 양측이 원할 경우 조기 종료도 가능한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협상은 초기 단계지만, AI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보다 이미 확보된 대규모 인프라를 임차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앤트로픽은 대규모 외부 연산 자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에는 스페이스X의 AI 자회사 xAI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구축한 '콜로서스1' 데이터센터의 300메가와트(MW) 규모 연산 용량을 3년간 450억달러에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AI 인프라 운영업체 테라울프와도 데이터센터를 20년간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맺으며 안정적인 컴퓨팅 자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 역시 이러한 계약이 반가운 입장이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부 기업에 일부 연산 자원을 제공하면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1450억달러로 제시한 데 이어 지난 13일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의 컴퓨팅 용량을 기존 2GW 이상에서 5GW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투자 규모도 5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캐나다 앨버타주의 1GW 데이터센터와 미국 인디애나주의 1GW급 시설 등 올해에만 수차례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

AI 경쟁의 또 다른 축인 오픈AI도 자체 구축과 함께 외부 인프라를 장기 임대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오픈AI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조성되는 10GW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20년간 장기 임대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SB에너지가 개발을 맡고 있으며, 엔비디아가 AI 하드웨어 공급과 함께 오픈AI의 임대 계약에 대한 보증 역할을 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지난 4월 차세대 AI 인프라와 모델 고도화를 위해 1220억달러(약 168조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 역시 자체 데이터센터 확충과 외부 인프라 활용을 동시에 추진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데이터센터에 9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한편, 전 세계 주요 거점에서는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거나 공동 활용하는 방식으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을 위한 자본지출(Capex)을 최대 1850억달러(약 275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며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운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빅테크들의 천문학적인 투자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 집계에 따르면 메타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스페이스X 등 5대 빅테크의 올해 데이터센터 자본지출은 약 7800억달러(약 1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약 60% 증가한 1조2300억달러(약 1830조원), 2028년에는 약 1조4000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투자가 AI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 경쟁으로 보고 있다. AI 모델 성능의 차이가 점차 좁혀지는 가운데 앞으로는 누가 더 많은 GPU와 전력,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러한 경쟁을 두고 "냉전 시대 군비 경쟁을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한편에선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금만으로는 막대한 투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빅테크들은 회사채 발행은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모채권, 레버리지론 등 다양한 차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구축비용의 대부분을 부채로 조달하는 구조까지 등장했다. 로이터통신은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가 점점 더 부채에 의존해 건설되면서 금융권의 위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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