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홈플러스, 재개는 여전히 불투명...영업중지한 홈플러스 2곳 가보니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6. 7.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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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수혈에도 멈춘 매장
차단벨트·휴업 안내문 그대로
협력사 신뢰회복부터 숙제
공익채권 1조…매대는 텅텅
67개 점포 운영도 자금 부족
9월 인가전 M&A 최대 변수
18일 방문한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매장 입구에는 ‘홈플러스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라고 써있는 종이가 붙어 있고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박윤예 기자]
18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홈플러스는 지난 16일 메리츠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금융) 지원을 확정하며 회생절차를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지만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지난 13일 영업을 멈춘 뒤 닷새가 지났지만 출입문에는 여전히 ‘홈플러스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빨간 차단벨트가 대형마트 입구를 막고 있었다. 매장 안 식품 매대도 비어 있는 상태 그대로였다. 2층 키즈카페를 찾는 부모와 아이들만 드문드문 오갔고 주변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시설 관리 직원들만 일부 출근해 있었다. 한 고객이 “언제 다시 문을 여느냐”고 묻자 직원은 “저희도 모른다. 아직 내려온 지침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당장은 영업을 재개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면서도 “법원 결정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인수자가 나타나 지금보다 처우가 나아졌으면 하는 기대는 있다”고 덧붙였다.

18일 방문한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매장 입구에는 ‘홈플러스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라고 써있는 종이가 붙어 있고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박윤예 기자]
홈플러스도 당장 영업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할 예정이다. 법원이 회생절차 연장을 결정하면 협력사들과 상품 납품과 시설 유지관리 협의를 거쳐 상품 입고 등 재개장 준비에 들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영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매장 점주들의 불안감도 여전했다. 한 점주는 “손님이 거의 없어 문을 닫고 싶지만 계약 위반이 될까 봐 버티고 있다”며 “기다리는 것도 이제 지쳤다. 계약이 끝나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18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매장 입구에는 ‘임대매장 정상영업합니다’라고 써있는 종이가 붙어 있고 마트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박윤예 기자]
반면 지난 5월 10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은 사실상 문을 닫는 분위기였다. 잠실점은 홈플러스가 영업 종료를 결정한 매출 기여도 하위 37개 점포에 포함된 곳이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회생절차를 다시 시작하더라도 매출 기여도 상위 67개 매장부터 단계적으로 영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잠실점은 남현점과 달리 영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았다.

잠실역 일대는 평소처럼 유동인구가 이어졌지만 홈플러스 출입문에는 두 달 넘게 ‘임시 휴업 안내’와 ‘임대매장 정상영업’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 있었다. 건물 곳곳에는 영업 중단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임대매장들은 영업을 이어갔지만 이전 같은 활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5월 10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1층 임대매장. 임대매장들은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객들의 발길은 이전만 못한 모습이다. [박윤예 기자]
잠실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우리는 자체 결제 시스템(POS)을 써 홈플러스에는 임대료만 내고 있다”며 “내년 1월 계약이 끝나면 폐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파산하지 않아야 보증금 2000만원과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직원도 뽑지 못하고 단전·단수까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임대매장이 정상 영업 중이라는 사실을 고객들이 잘 몰라 직접 전단지를 돌리고 있지만 매출은 절반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0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박윤예 기자]
홈플러스는 우선 이번에 확보한 2000억원으로 밀린 임직원 임금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자금난으로 전체 임금의 40%만 지급해 약 180억~190억원의 임금이 체불된 상태다.

문제는 2000억원으로는 정상 영업까지 이어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약 1조1000억원으로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납품대금과 체불임금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이 납품을 중단하면서 매장 매대가 텅 비었고, 영업을 재개하려면 우선 이들과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실제 전국 67개 핵심 점포만 다시 운영하더라도 9월 초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까지 필요한 상품 매입비만 22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공과금과 물류·시설 유지비까지 감안하면 이번 자금은 영업 정상화의 마중물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9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성사 여부가 홈플러스 정상화의 최대 변수라고 보고 있다. 이미 익스프레스 사업 매각과 점포 축소, 인력 감축으로 몸집을 줄인 만큼 핵심 점포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다시 산정해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9월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회생절차가 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회생절차에 들어간 위메프는 인가 전 M&A에 실패해 결국 파산했다. 반면 티몬은 오아시스에 인수되며 회생절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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