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불길 피해 옮긴 임시주택, 이번엔 물살에 떠밀렸다…안동 산불 이재민 또 피난

손병현 2026. 7. 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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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막히며 물 도로로 넘쳐… 임시주택 11동 침수
거센 물살에 임시주택 밀리고 도로 유실…전기까지 끊겨
지난해 산불 이어 1년 만에 또 거처 잃어…임시주택 부지 선정 논란
지난 18일 오후 11시 28분쯤 일직면 귀미리 임시주택 11동이 침수되면서 소방당국이 주민 8명을 구조했다. 잠자리에 들었던 주민들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해 급히 빠져나오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거센 물살에 임시주택이 쓸려 내려갈 정도로 피해가 컸다. 손병현 기자

"산불 피해에다 물 피해까지 겪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19일 오후 찾은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단지는 폭우가 할퀴고 간 흔적이 선명했다. 도로는 곳곳이 파였고, 토사로 뒤덮였으며, 임시주택 주변에는 진흙과 큰 물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지난해 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이번에는 거센 물살에 임시거처까지 위협받으며 또다시 피난길에 올랐다.

애초 나란히 들어서 있어야 할 임시주택은 물살에 밀려 위치가 뒤틀렸다. 한 주택은 30m가량 떠밀려 인근 담벼락을 타고 올라갔고, 울타리는 무너졌다. 침수된 주택 내부에는 가재도구와 생활용품이 진흙 속에 뒤엉켜 있었다.

지난해 5월 이곳에 입주한 권모(74) 씨는 "자다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었더니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며 "물이 차 문이 열리지 않아 아내와 함께 창문으로 빠져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구조대도 진흙 때문에 접근하지 못해 주민들이 높은 곳으로 대피했다"며 "산불 피해를 보고 물 피해까지 겪으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11시 28분쯤 귀미리 임시주택 11동이 침수되면서 소방당국이 주민 8명을 구조했다. 잠자리에 들었던 주민들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해 급히 빠져나오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번 침수는 집중호우로 인근 교량이 나무 등 부유물에 막히면서 물이 도로를 넘어 범람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넘친 물은 하천 인근 저지대에 조성된 임시주택 단지를 덮쳤고, 강한 물살에 도로까지 파손됐다.

주민들은 임시주택 부지를 정할 당시부터 침수 우려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장마철이면 물이 고이던 저지대인 데다 하천과 가까워 집중호우 때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주민은 "이 부지는 하천 옆이고 지대도 낮아 자주 침수됐던 곳"이라며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이주단지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포클레인과 크레인 등 중장비가 투입돼 물살에 밀린 임시주택을 옮기고 도로와 주변 토사를 걷어내고 있었다. 전기와 수도 공급도 끊겨 긴급 복구가 진행 중이었다. 주민들은 다시 짐을 챙겨 마을회관 등으로 거처를 옮겼다.

안동에서는 일직면과 남선면 등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4개 단지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차례 불길에 삶의 터전을 잃었던 이재민들이 이번에는 홍수에 임시거처까지 뺏기면서 재난 이재민 주거지를 마련할 때 침수와 산사태 등 재해 위험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오후 11시 28분쯤 일직면 귀미리 임시주택 11동이 침수되면서 소방당국이 주민 8명을 구조했다. 잠자리에 들었던 주민들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해 급히 빠져나오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침수 피해를 입은 임시주택 내부. 손병현 기자
지난 18일 오후 11시 28분쯤 일직면 귀미리 임시주택 11동이 침수되면서 소방당국이 주민 8명을 구조했다. 잠자리에 들었던 주민들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해 급히 빠져나오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강한 물살에 정자가 무너져 내렸다. 손병현 기자
지난 18일 오후 11시 28분쯤 일직면 귀미리 임시주택 11동이 침수되면서 소방당국이 주민 8명을 구조했다. 잠자리에 들었던 주민들이 순식간에 불어난 물을 피해 급히 빠져나오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강한 물살에 도로가 파손됐다. 손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