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승부처는 생산능력…삼성·SK, 장비 발주 본격화

차현정 기자 2026. 7. 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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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보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HBM4E)에 적용될 최첨단 D램 생산라인 구축을 앞당기며 장비 투자에도 본격 착수하는 모습이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는 만큼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반도체(DS)부문은 최근 평택 5공장(P5) 페이즈1에 투입할 반도체 제조장비 선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P5는 팹 골조 공사와 함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가스 및 화학물질 공급 설비 구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장비사 선정이 완료되는 대로 구매주문(PO)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P5는 클린룸 6개를 갖춘 3층 구조의 초대형 생산시설로 계획됐다. 기존 평택 사업장의 다른 생산시설보다 규모가 큰 만큼 향후 삼성전자의 첨단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P5의 생산능력을 기존 평택 팹보다 50%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HBM을 포함한 최첨단 D램 생산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파운드리 생산라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투자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페이즈1에 이어 페이즈2 장비사 선정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통상 반도체 생산시설은 라인을 단계별로 구축하지만 시장 수요에 맞춰 후속 라인의 장비 도입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움직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초 전체 P5 가동 시점은 2028년으로 알려졌으나 첫 번째 라인은 이르면 내년부터 운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생산시설인 Y1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Y1 1단계(Ph1)에 투입할 반도체 제조장비 발주를 시작했으며, 초기 생산 규모는 월 2만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Y1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조성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생산시설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2027년 5월로 계획했던 1단계 가동 시점을 같은 해 2월로 앞당겼다. 이에 맞춰 내년 2월 시생산 라인을 구축한 뒤 3~4월부터 장비 반입과 셋업을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Y1에서는 6세대 10나노급(1c) D램이 생산된다. 1c D램은 현재 가장 앞선 세대의 D램 공정으로 AI 서버용 DDR과 LPDDR은 물론 차세대 HBM4E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장비 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협력사들과의 판매단가 계약도 예년보다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의 투자 속도가 빨라지는 배경에는 AI 메모리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HBM을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생산능력을 먼저 확보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업계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통상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 가운데 장비 구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가 국내외 장비업체들의 수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 시장에서는 생산능력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도 경쟁력 가운데 하나"라며 "최근 주요 업체들이 생산라인 구축 일정을 앞당기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