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국이 글로벌 투자심리 좌우”…코스피 주목 배경은?
코스피·나스닥100 상관계수도 2년래 최고치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등 주요 지수가 표시돼 있다. [헤럴드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9/ned/20260719135649863vaxb.jpg)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AI(인공지능) 관련주 비중이 큰 코스피가 글로벌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9일 연합뉴스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과 뉴욕, 도쿄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거래를 시작하기 전 한국 증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이 전 세계 반도체주에 영향을 미치면서 분위기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의 앤드루 잭슨 일본 주식전략 책임자는 올해 초 20여년 경력에서 처음으로 코스피 차트를 면밀 관찰 대상에 추가했다. HSBC의 헤럴드 반 데어 린데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책임자는 요즘 한국이 “모든 회의에서 논의된다”고 말했다. 런던의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하니 레다 역시 “이제 우리는 모두 한국 투자자”라며 매일 아침 한국 증시를 살펴 AI 투자 심리를 파악한다고 했다.
한국 시장이 마감한 뒤에는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와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관심이 이동한다. 한국의 투자심리에 좌우되는 거래 흐름이 24시간 내내 이어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레다는 “거의 24시간 추적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지난주 명확했다. AI 수요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면서 코스피가 지난 13일 하루 만에 9% 가까이 급락했고, 이 약세는 미국 증시로 번졌다. SK하이닉스 ADR도 9.3% 하락하며 다른 주요 반도체주를 끌어내렸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나스닥100지수의 60일 상관계수는 0.46으로 최근 2년 이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최근 5년 평균(0.16)의 약 3배다. 한국 증시가 하락할 때 그 영향은 더 두드러졌다. 한국 증시 약세 국면에서 나스닥100지수가 코스피 움직임에 반응하는 민감도는 지난 7일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반 파인세스 티그리스파이낸셜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은 사실상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동일한 변동성 생태계에 편입됐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코스피가 이제 미국 AI와 반도체 관련 위험을 보여주는 장전(pre-market)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더 이상 “멀리 떨어진 부차적 신흥시장”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변동성이라는 그늘은 존재한다. 코스피는 6월 고점 이후 25%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1조달러가 증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레버리지 거래가 주가 변동을 증폭시키면서 코스피는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변동성이 큰 지수 중 하나가 됐다는 점도 블룸버그는 짚었다.
고바야시 지사 UBS 스미트러스트웰스매니지먼트 일본 주식전략가는 “레버리지 거래에 따른 변동성이 큰 비교적 미성숙한 시장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주가가 펀더멘털에서 괴리될 수 있어 매매 판단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급락이 계속될 경우 이런 글로벌 영향력 자체가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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