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가'에 취한 월소득 750만원 맞벌이의 착각 [재테크 Lab]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6. 7. 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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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집 마련' 전후로 씀씀이가 180도 변한 부부가 있다. 집을 사기 전까진 1000원 한장도 아껴가면서 알뜰살뜰하게 살았지만, 집을 장만한 이후엔 긴장이 완전히 풀렸는지 매달 수십만원의 적자가 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변심해 버린 짠돌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

이렇게 부부는 한달에 827만원을 쓰고 77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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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맞벌이 부부 재무설계 1편
알뜰살뜰 살림 펴온 맞벌이 부부
내집 마련 이후 물 쓰듯 돈 써
집값 가파르게 오르자 초심 잃어
부동산은 서류상 자산에 불과해
가계소득 늘었다 착각해선 곤란

여기 '내집 마련' 전후로 씀씀이가 180도 변한 부부가 있다. 집을 사기 전까진 1000원 한장도 아껴가면서 알뜰살뜰하게 살았지만, 집을 장만한 이후엔 긴장이 완전히 풀렸는지 매달 수십만원의 적자가 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부부,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변심해 버린 짠돌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

주거용 주택의 가격 상승은 서류상 자산일 뿐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은 아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재테크에 관해서는 깊이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돈이 부족한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그냥 괜찮은 아파트 한채만 사면 다 끝나는 건 줄 알았죠."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한인호(가명·40), 이미나(가명·40)씨 부부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혼 시절 때만 해도 두 사람은 지인들 사이에서 '짠돌이와 짠순이'로 이름나 있었다. 아낄 땐 제대로 아끼고, 쓸 때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며 지갑을 열었다. 그 흔한 카드값 연체 한번 겪지 않고 알뜰살뜰 잘 살아왔다. 그 덕분에 대출을 끼긴 했지만, 부부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도권에 아파트(3억1000만원)를 장만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문제는 '내 집'이 생긴 뒤로부터 부부의 '짠테크'가 멈춰버렸다는 점이다. 입주 후 한동안 아파트 시세가 오르는 상황을 목격한 게 불행의 시작점이었다. "이러다가 우리 부자 되는 거 아냐?"

이 생각이 마음을 사로잡자, 부부의 씀씀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렸다. 두 사람은 식비는 물론이고 용돈, 아이들 교육비 등 모든 지출 부문에서 과소비를 일삼았다. 그러면서 풍족했던 부부의 가계부도 어느새 버는 족족 쓰기 바쁜 '적자 가계부'로 변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100만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고, 첫째(9)에 이어 둘째(8)가 연달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교육비·의류비 등 고정지출의 무게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지만 일과 육아에 치여 사는 인호씨와 미나씨 둘만의 힘으론 적자투성이 가계부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았다. 불안에 빠진 부부는 다급히 필자에게 재무상담을 신청하고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부부의 재정 상태가 어떤지 한번 살펴보자. 둘 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부부의 월소득은 750만원이다. 남편이 370만원, 아내가 380만원을 번다. 부부가 합쳐서 1년에 500만원가량 성과급을 받지만, 정기적인 소득이 아니므로 제외했다.

정기지출로는 공과금이 39만원, 식비·생활비가 150만원, 통신비 29만원, 유류비·교통비 85만원이다.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는데 월 132만원이 나간다. 자녀 교육비는 78만원이다. 용돈은 남편과 아내 합쳐 100만원이 발생한다. 보험료 89만원까지 더하면 총 702만원이다.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로는 명절비·경조사비 300만원(이하 1년 기준), 휴가비 300만원이 있다. 의류비·미용비는 840만원에 달한다. 한달 평균 120만원을 쓰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예금(15만원)이 전부다. 이렇게 부부는 한달에 827만원을 쓰고 77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적지 않은 적자는 앞서 언급한 성과급으로 간신히 메우고 있다.

맞벌이임에도 매월 수십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꽤 심각했다. 가계부를 열어보니 급여의 거의 모든 부분이 소비성 지출로 증발하고 있었다. 부부는 SNS에 사진을 올려야 한다는 핑계로 주말마다 화려한 외식을 일삼았다. 특히 비정기지출에서 의류비와 미용비에서만 900만원에 달하는 연지출이 발생한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였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게다가 부부는 '노후 차량을 교체하겠다'며 수입차 리스 프로그램도 알아보던 중이었으니, 이대로 가다간 가계부 숨통이 더 막힐 게 뻔했다. 이게 모두 부부가 내집 마련 이후 '자산이 늘었다'는 착각에 빠진 결과였다.

1차 상담에선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간단히 통신비(29만원)만 줄였다. 필자는 부부가 가입한 온갖 구독 서비스를 해지할 것을 권했다. 또 고가의 통신 요금제는 2만원대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통신비를 29만원에서 19만원으로 10만원 절감했다.

이로써 적자도 77만원에서 67만원으로 줄었지만,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뗐을 뿐이다. 가계부 곳곳에 자리잡은 고정지출을 걷어내려면 고강도 지출 조정이 필요하다. 부부는 과연 예전의 짠돌이와 짠순이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 이야기해 보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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