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건 인버스뿐…코스닥 시장 '경고등'
거래대금 급감에 상폐 공포까지 겹쳐
쏠림 완화·정책 지원…"투심 개선해야"

코스닥 시장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대형주 중심의 랠리에서 소외된 데다 투자금마저 반도체와 미국 증시로 이탈하면서 대표 상장지수펀드(ETF)는 물론 레버리지 상품까지 줄줄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늘어나는 등 코스닥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지수는 14.44% 하락하며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1.85% 오른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국내 증시가 반도체 등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 전개되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 5월 15조6000억원에서 6월 10조원, 이달 들어 16일까지 6조9000억원으로 줄어들며 하락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이날 기준 'KODEX 코스닥150'의 1개월 수익률은 -23.54%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액티브 ETF인 ▲TIME 코스닥액티브(-22.99%) ▲KoAct 코스닥액티브(-22.77%) ▲PLUS 코스닥150액티브(-23.00%) 등의 수익률도 저조하게 나타났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성과는 더욱 극단적으로 벌어진다. 같은 기간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가 각각 44.90%, 44.85%씩 떨어졌다. 이외에도 ▲RISE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45.03%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44.71% ▲KIWOOM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43.98% 등이 40%대 손실을 기록 중이다.
반면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70%) ▲KIWOOM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29%)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29%) ▲RISE 코스닥150선물인버스(-24.77%) 등은 같은 기간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코스닥 시장에서는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만 수익을 얻게 된 셈이다.
정부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의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자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로만 쏠리면서 반등 기미를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AI, 반도체 등으로 쏠린 만큼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더라도 코스닥보다는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서학개미이자 동학개미인 국내 개인 투자자 특성상 국내 증시에서 개인의 순매수는 글로벌 AI 테마에 부합되는 업종으로만 지속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는 국내외를 넘나들 수 있어 국내로 들어온 개인 자금의 순환매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이 아닌 미국 주식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상장폐지 위험에 놓인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시가총액 상장폐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부터 코스닥 상장사는 3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200억원 하회, 주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에 머물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으로 관리한다. 문제는 코스닥지수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기준 시총이 200억원에 미치지 못하거나 주가가 1000원 미만인 기업은 232곳(스팩 제외·중복 제외)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코스닥지수가 13.57% 하락한 이달에는 246곳으로 증가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시장 내 쏠림이 지속되면서 역대급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며 "현재 거론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에 따른 수급 쏠림 완화와 추가적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통해 투자 심리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현재의 조정이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전반에 대한 정책 모멘텀이 재부각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정책의 세부 내용과 함께 조정 국면은 오히려 코스닥 내 소부장 업종 전반에 대한 비중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