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보려면 5200만원?”…월드컵 결승 티켓 NFT 호가 ‘천정부지’ [크립토360]
티켓 선구매권부터 교환권까지 연계
‘암표’ 토큰화한 RWA 사례로 꼽혀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입장권으로 바꿀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의 매도 호가가 3만5000달러(약 5200만원)까지 치솟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티켓을 받을 권리를 NFT로 발행해 공식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암표 거래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FIFA가 고액 재판매 시장을 직접 열어 수익을 챙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19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FIFA 공식 디지털 수집품 플랫폼 ‘피파 콜렉트(FIFA Collect)’에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티켓 교환권인 ‘RTT’(Right-to-Ticket)가 거래되고 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가 맞붙는 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4시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경기를 나흘 앞둔 지난 16일 피파 콜렉트에 올라온 결승전 RTT의 매도 호가는 최저 7700달러에서 최고 3만5000달러까지 형성됐다. 경기 사흘 전인 17일에는 판매 물량이 단 2개만 남았으며 각각 1만5000달러와 1만6500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해당 가격은 일반 티켓의 공식 액면가가 아닌 RTT 보유자가 피파 콜렉트의 마켓 플레이스에 제시한 판매가격이다.
RTT는 특정 경기와 좌석 등급의 공식 티켓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RTT 보유자는 지정된 기간 내 관람자를 배정하고 NFT 소각 과정을 거쳐 RTT를 실제 모바일 입장권으로 바꿔야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 티켓으로 전환하기 전까지는 다른 이용자에게 재판매도 가능하다.

앞서 FIFA는 월드컵 대진이 정해지기 전인 2024년부터 티켓 선구매권인 RTB(Right-To-Buy)를 판매했다. 예를 들어 특정 경기 티켓이 1만장 풀릴 경우 피파가 이 가운데 일정 물량을 미리 확보해 선구매권 형태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RTB를 2차 시장에서 거래하다가 대진이 확정된 뒤 티켓값을 내고 RTT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피파는 이용자에게 신용카드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결제를 함께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의 핵심이 소비자에게 디지털자산 사용을 요구한 데 있지 않다고 본다. 이용자에게 익숙한 결제 방식은 그대로 두되 티켓 권리의 발행과 거래 기록, 정산 과정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바꿨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피파 콜렉트는 아발란체 레이어1을 활용해 구축한 FIFA 자체 블록체인에서 운영된다. 플랫폼 개발과 운영에는 웹3 기업 모덱스가 참여했다. 피파는 축구 팬들의 소비 방식이 달라진 점을 사업 배경으로 제시했다. 팬들이 월드컵 경기와 선수의 역사적인 순간을 디지털자산으로 소유하도록 접근성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암표 거래를 공식 시장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도 주목된다. 기존 암표 시장에서는 실제 거래가격과 소유권 이전 과정을 추적하기 어려웠지만 피파 콜렉트 플랫폼 내에서는 매도 호가와 입찰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발란체코리아 관계자는 “RTB와 RTT는 암표를 토큰화한 RWA 사례”라며 “비공식 시장에 머물던 티켓의 가치를 공식 플랫폼 안에서 다시 매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규모도 빠르게 늘었다. 아발란체는 지난달 26일 월드컵 관련 RTB와 RTT의 누적 거래액이 2500만달러(약 372억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시 대회가 32강 단계였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 누적 거래액이 5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울러 피파는 2차 시장에서 RTB와 RTT의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각각 거래 수수료 15%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피파와 아발란체의 협업이 블록체인의 가격 발견 기능과 거래 인프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기존에는 암표상들이 부르는 게 값이었지만 실시간 거래 환경에서 수요와 공급이 공개되면 적절한 가격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 소장은 “블록체인은 국경 간 제약이 적고 결제와 정산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중간 정산 과정에 블록체인이 활용되는 상품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를 넘어 공연과 유통 등 소매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은 “소매 거래는 금융상품보다 이용자에게 직접적이고 거래 빈도도 높다”며 “금융시장보다 더 많은 소비자와 사업자가 참여하는 만큼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도 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파 콜렉트의 실험이 암표 근절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와 기존 방식보다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중요하다”며 “블록체인의 효용성이 확인된다면 다른 스포츠와 공연 분야로 적용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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