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삼성전자 특채 코스 서울로봇고 입학설명회, ‘피지컬 AI 시대’ 기대감으로 후끈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2026. 7. 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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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학생 550명 몰려 성황… 삼성전자 취업 선배 경험담에 귀 쫑긋

"인공지능(AI) 덕분에 대학에 안 가도 웬만한 지식은 배울 수 있다. 대학 졸업한다고 다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다. 마이스터고교에서 AI 특화 지식을 배워 유망 분야에 빠르게 취업하는 게 정답이라고 본다. 요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졸 생산직이 받는 성과급 규모를 보면 공고 학생들을 '공돌이'라고 놀리던 시대는 끝난 것 같다."(50대 김모 씨)

"요즘 반도체산업이 호황이라 아이를 반도체고교에 보낼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로봇고교가 더 유망한 것 같다. 반도체도 결국 로봇에 들어가는 구성품 아닌가. 3년 뒤 아들이 고교를 졸업할 시점에는 피지컬 AI 세상이 올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로봇을 설계·디자인·구현·운용할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40대 최모 씨)

7월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로봇고 입학설명회에서 만난 학부모들이 한 말이다. 서울 동남권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임에도 서울로봇고 강당에는 550명 넘는 중학생과 학부모가 모였다. 중학생 딸을 데리고 부산에서 5시간 운전해 온 학부모도 있었다.

2년간 삼성전자 16명 취업

피지컬 AI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국내 유일 로봇 특화 마이스터고교인 서울로봇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날 현장에 마련된 입학 상담 부스 4곳에는 설명회 시작 40분 전부터 학부모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어떤 자격증을 따야 입학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나"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오나" "로봇에 관한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합격할 수 있나" 등 여러 질문이 이어졌다. 오성훈 서울로봇고 교장은 "지난해 입학설명회에 약 110팀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223팀이 왔다"며 "로봇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서울로봇고에서 2년째 근무 중인 한 교사는 "올해 들어 주변 사람들이 '우리 조카도 그 학교에 입학할 수 있나' '성적이 얼마나 좋아야 하나' '로봇에 대해 배우려면 똑똑해야 하지 않나' 등 많은 것을 물어본다"며 "로봇 시대가 오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는 로봇설계과, 로봇제어과, 로봇소프트웨어과, 로봇정보통신과가 있다. 로봇설계과 2학년 김동욱 군은 "뉴스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가 나온 이후 아파트 주민분들이 '좋은 학교에 잘 들어갔다' '배우는 내용이 적성에 잘 맞느냐' 등 자주 말을 걸어오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국내 유일 로봇 특화 마이스터고교인 서울로봇고 입학설명회에서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전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상윤
이 학교를 졸업하면 삼성전자 등 대기업 취업에 유리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매년 서울로봇고 학생 대상 특별채용을 진행한다. 1학년 1·2학기 성적이 상위 30%에 들면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합격 후 졸업 때까지 성적 상위 30%를 유지하면 졸업과 동시에 입사한다. 최근 2년간 이 학교 졸업생 16명이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40대 학부모 김모 씨는 "청년 실업률이 계속 높아지면서 중학생 학부모 사이에 '대학이 답이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성과급이 화제가 된 상황에서 서울로봇고 학생들이 삼성전자에 많이 취업한다고 하니 입학설명회에 관심이 더 쏠린 것 같다"고 말했다.

"로봇·반도체·AI 배워 바로 취업했어요"

서울로봇고에서는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AI와 로봇을 구성하는 반도체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삼성전자에 특채로 합격해 현재 메모리사업부 IMP(이온주입) 기술팀에서 일하는 서울로봇고 졸업생 정민우 씨(20)는 "고등학생 때 배운 지식의 30% 정도가 일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반도체 열처리 과정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올해 2월 로봇소프트웨어과를 졸업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에이로봇에 취업한 오태권 씨(20)는 "로봇소프트웨어과에서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뿐 아니라, 로봇에서 실행되는 AI 모델에 대해서도 공부한다"며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에서 로봇 마이크를 통해 들어오는 소리를 해석하는 AI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입학설명회에서 눈을 반짝이며 직접 만든 로봇을 설명하던 재학생들 모습은 한국 로봇산업의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4족 보행 로봇과 산업용 로봇팔을 만드는 동아리 '델타'를 이끄는 2학년 김동욱 군은 "로봇 관련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떠오른다. 주말을 포함해 매일 밤 9시까지 동아리원들과 학교 실습실에서 로봇을 만들고 기숙사에 돌아와서도 새벽 1~2시까지 로봇을 만진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집에서는 가사를 돕는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였다가 사용자가 밖에 나갈 때는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형태로 변해 노약자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특채에 합격한 로봇제어과 3학년 이용욱 군은 "삼성전자 특채 합격생 대상 교육에서 반도체 임플란트 공정에 흥미를 갖게 돼 졸업 후 메모리 반도체 팹에서 일하고자 한다"며 "웨이퍼를 옮기는 스카라 로봇 등 반도체 팹에 있는 다양한 로봇을 뚝딱 고치는 실력자로 성장해 로봇에 문제가 생기면 동료들이 가장 먼저 연락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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