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중심 세제개편…보유세 올리고 거래세 낮춘다
"'똘똘한 한 채' 완화 기대…세율·공제 등 세부안이 관건"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정부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고 보유세는 강화하는 대신 거래세는 정상화하는 방향의 개편을 추진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고 거래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손질될 경우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세율과 공제 기준 등 구체적인 개편안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똘똘한 한 채' 완화 기대…세부안이 시장 영향 좌우"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실거주 보호를 전제로 보유세를 강화하고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한편, 양도세 등 거래세는 정상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을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방향이 주택 수보다 자산 가치와 실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과세 체계를 재편하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보유 부담은 높이고 거래 부담은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될 경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종합부동산세를 가액 기준으로 바꾸게 되면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가 주택도 투기적 목적보다는 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어느 정도 조정할 것인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세율을 어떻게 손볼 것인지 등 세부 방안이 나와야 시장 영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거래세 정상화 과정에서도 양도소득세를 소득세로 볼지 거래세로 볼지에 따라 시장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세율과 공제 조정 수준에 따라 '똘똘한 한 채' 수요에 미치는 영향 역시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이득세의 경우 해외 주요국은 20% 안팎인 반면 우리나라는 최고세율이 45%까지 올라가 있다"며 "양도소득세 역시 현행 6~45% 체계에서 어느 수준까지 조정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하면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서울은 공급 부족이 심한 만큼 단기간에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세 OECD 평균의 두 배…세제 개편 배경은
지난 16일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경청 토론회'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택 수 대신 가액 기준 과세 전환, 비거주·다주택자와 실거주 1가구에 대한 차등 과세, 종합부동산세 재원의 주택 분야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해 "국민 목소리가 바람직한 길이라면 언제든지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부동산 세제 개편 의지를 내비쳤다.
토론회에서는 보유세를 가액 중심으로 개편하고 실거주자 중심의 공제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과 함께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거래세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는 토론회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세제 개편 논의의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제가 거래 단계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 수입은 총조세의 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8%)보다 높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0.9%로 OECD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부동산 거래세 비중은 2022년 기준 총조세 대비 4.26%로 OECD 평균(1.86%)의 두 배를 웃돌았다. GDP 대비 비중 역시 1.01%로 OECD 평균(0.4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보유세와 거래세 체계를 함께 손질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번 세제 개편안이 두 세목 간 균형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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