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잘 치워도 알츠하이머 발병률 12% 줄어듭니다" 식단·운동보다 쉬운 '치매 공간 처방'의 비밀[건강비책]

CBS 노컷뉴스 이윤상 아나운서 2026. 7. 1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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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건강을 챙긴다면, 우리는 보통 힘겹게 건강한 식단을 챙겨 먹거나 숨이 턱에 차도록 운동하는 일상만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그저 숨 쉬고 머무는 것만으로도 내 뇌를 치매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중앙대 의대 핵의학과 손혜주 교수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건강비책>에 출연해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치매 방어책으로,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주거 공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처음엔 똑같이 건강했던 뇌가 어떤 주거 공간에서 살았느냐에 따라 9년 뒤 치매 발병률이 무려 35%나 갈라진 것이다.

특히 기억력이 깜빡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 뇌는 공간을 인식하는 능력에서부터 치매의 조기 경고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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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주 교수 "의지 꺾이면 무너지는 식단, 운동 대신 매일 머무는 공간에 투자해보세요"
어떤 주거 공간에 사느냐에 따라 향후 치매 발병률 최대 35%까지 벌어져
'드론 뷰 모드'가 아닌 '헤드라이트 모드'로 길 찾기 시작하는 게 중요한 신호
뇌 나이에 맞춘 3단계 뉴로테리어(공간 처방)를 통해 뇌 건강 궤적 바꿀 수 있어
비싼 투자 아닌 정리정돈하는 사소한 습관만으로도 치매 발병 위험 크게 줄여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건강을 챙긴다면, 우리는 보통 힘겹게 건강한 식단을 챙겨 먹거나 숨이 턱에 차도록 운동하는 일상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강한 의지가 필요한 식단과 운동은 컨디션이 무너지는 순간 지속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그저 숨 쉬고 머무는 것만으로도 내 뇌를 치매로부터 보호해 주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중앙대 의대 핵의학과 손혜주 교수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건강비책>에 출연해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치매 방어책으로,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주거 공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교수가 제안하는 '뉴로테리어(늙지 않는 뇌를 위한 공간 처방)'의 실체를 소개한다.

"이게 진짜 치매를 막는다고?" 주거 공간이 뇌의 운명을 바꾸는 이유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손혜주 교수 편 '건강비책' 유튜브 캡처

손 교수는 지난 10년간 1만 건이 넘는 치매 뇌 영상을 판독하며 한 가지 중요한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의 몸 안(식단, 체중)을 바꾸는 것보다, 몸 밖(환경, 공간)을 바꾸는 것이 뇌를 보호하는 데 훨씬 쉽고 실질적인 처방이 된다는 사실이다. 실제 2025년 중국에서 45세 이상 건강한 성인 만 명을 9년간 추적 조사한 대규모 연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처음엔 똑같이 건강했던 뇌가 어떤 주거 공간에서 살았느냐에 따라 9년 뒤 치매 발병률이 무려 35%나 갈라진 것이다.

단순히 돈이 많고 비싼 집에 살아야만 뇌가 보호되는 것도 아니다. 경제적 소득 차이를 완벽히 배제하고 분석해도, 쾌적하고 질 좋은 주거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 치매의 전조 증상인 우울과 불안이 최대 80%까지 감소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거창한 인테리어 공사 없이, 그저 부모님 말씀처럼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정돈하고 어수선한 환경을 바로잡는 사소한 행동만으로도 치매 발병이 12.5%나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집안의 사소한 결함인 구멍 난 방충망, 덜컹거리는 문, 자주 막히는 변기 등을 방치해 주거 결핍 지수가 늘어날 때마다 뇌의 건강 점수도 계단식으로 추락한다. 정돈되지 않은 공간은 뇌에 중구난방의 신호를 보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을 분비시키고, 뇌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신경 경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40대부터 흐르는 치매의 강물…"길 찾는 방식이 바뀐다면 경고 신호"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손혜주 교수 편 '건강비책' 유튜브 캡처

많은 이들이 치매를 70~80대에 갑자기 들이닥치는 교통사고처럼 생각하지만, 치매는 40대부터 뇌 속에 아밀로이드라는 검은 독소 퇴적물이 서서히 쌓여 흐르는 강물과 같다. 우리가 말년에 치매 진단을 받은 날은 병이 갑자기 시작된 날이 아니라, 배가 20년을 버티다 강둑이 무너진 날이다. 특히 기억력이 깜빡하기 훨씬 전부터 우리 뇌는 공간을 인식하는 능력에서부터 치매의 조기 경고를 보낸다.

젊은 뇌는 좌표를 계산해 낯선 곳도 쌩쌩하게 찾아가는 '드론 뷰 모드'를 쓰지만, 이 능력은 19세 이후 급격히 떨어진다. 때문에 40~50대 중년이 되면 눈에 보이는 익숙한 건물과 지붕을 단서로 길을 찾는 가성비의 '헤드라이트 모드'에 의존하게 된다. 낯선 여행지에서 길을 잃는 것은 정상 노화지만, 늘 가던 공원이나 마트, 심지어 내가 매일 생활하는 '우리 집 안'에서조차 문이나 방을 찾지 못하고 길을 잃는다면 치매 독소 물질이 두정엽까지 침범했다는 강력한 조기 신호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손혜주 교수 편 '건강비책' 유튜브 캡처


나아가 치매는 단순히 기억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을 둘러싼 감각 세계 전체를 뒤흔든다. 뇌가 나이 들고 치매가 진행되면 눈에 보이는 장면부터 냄새, 소리, 그리고 피부로 느끼는 촉각까지 시시각각 왜곡되고 변해간다. 어수선하고 정돈되지 않은 환경에서 쏟아지는 불일치한 시각 자극들은 노화된 뇌를 극도로 무섭고 외롭게 만드는 주범이다. 반면, 복잡한 지도를 외운 런던 택시 기사들의 후방 해마 부피가 일반인보다 훨씬 컸던 실제 연구처럼 정돈되고 잘 조율된 공간 자극은 물리적으로 뇌세포의 구조를 건강하게 리모델링한다. 즉, 내 눈과 귀에 닿는 매일의 일상 공간을 치유적으로 통제하는 것 자체가 뇌의 인지 기능을 버티게 하는 가장 강력한 회복 탄력성의 원천이 되는 셈이다.

의지가 바닥난 날에도 내 뇌를 지켜주는 나이별 '3단계 공간 처방'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손혜주 교수 편 '건강비책' 유튜브 캡처

건축가들은 "집을 짓는다는 것은 삶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손 교수는 이 말에 깊이 공감하며, 한 집 안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30~40대의 뇌와 느릿하게 흘러가는 60~70대 부모님의 뇌가 공존하는 만큼, 뇌의 나이에 맞게 공간 솔루션도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에 손 교수의 저서 <뉴로테리어>에서는 뇌 나이에 따른 3단계 공간 처방을 제시한다.
  • 1단계 (4050 세대): 뇌 속 신경망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창밖의 녹지 뷰를 확보하고, 실내 식물과 다채로운 색감을 배치하는 '바이오필릭(자연 친화) 자극'이 핵심이다.
  • 2단계 (5060 세대): 뇌의 가성비 모드를 돕기 위해 '빨간 문은 식당, 노란 문은 화장실'처럼 0.1초 만에 직관적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 '랜드마크 전략'이 필수적이다.
  • 3단계 (중증 치매 단계): 이 시기엔 미관보다 안전과 생존이 최우선이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흰 죽을 흰 그릇에 주면 인지를 못 하지만, '빨간 접시'에 담아주면 시각적 대비로 인해 식사량이 무려 25%나 증가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손혜주 교수 편 '건강비책' 유튜브 캡처

이러한 뉴로테리어의 핵심 원칙은 불필요한 자극은 줄이고 도움이 되는 자극은 최적화하며, 가족들이 서로의 시야 아래 머물 수 있도록 가구를 배치하는 것이다. 특히 안전바 등을 노골적으로 설치하면 환자나 부모님의 자존심이 상할 수 있으므로, 진정한 안전은 눈에 보이지 않게 설계되어야 한다.

치매를 예방하는 공간 투자는 결코 거창한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다. 오늘 우리 집에서 가장 눈에 밟히고 어수선했던 단 한 곳, 구멍 난 방충망을 고치거나 어지럽혀진 책상을 정리하는 아주 작은 실천이 그 시작이다. 내가 매일 숨 쉬고 머무는 진짜 공간을 바꾸는 사소한 행동이 훗날 늙지 않는 나의 뇌와 삶의 궤적을 완전히 바꾸는 가장 강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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