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선 밀리자 증권사도 돌아서…목표가 하향 리포트, 상향 첫 추월[마켓시그널]
연초 최대 9.7배였던 상향 우위, 7월 들어 역전
반도체 낙관론 균열에 목표주가 격차도 확대

국내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 기조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연초만 해도 목표주가를 올리는 리포트가 내리는 리포트보다 최대 10배 가까이 많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하향 보고서가 상향 보고서를 앞질렀다. 최근 코스피가 7000선 아래로 밀리며 급등락을 반복하자 증권가도 공격적으로 목표주가를 높이기보다 눈높이를 낮추는 분위기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1~16일)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는 249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향 리포트는 323건으로 상향보다 74건 많았다. 올해 처음으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연초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1월에는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하향 리포트의 4.1배였고 코스피 상승 기대가 컸던 2월에는 9.7배까지 벌어졌다. 이후에도 3월 5.9배, 4월 3.9배, 5월 4.0배로 상향 우위가 이어졌지만 6월에는 2.2배로 격차가 좁혀졌고 이달에는 결국 하향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를 앞질렀다.
최근 일주일(7월 10~16일)만 놓고 보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이 기간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는 91건에 그친 반면 하향 리포트는 189건으로 두 배 이상 많았다. 단기간에 증권사들이 기업가치를 높여 보기보다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재점검하는 기조가 눈에 띈다.
이 같은 변화는 증시 주도주인 반도체 대형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는 4월 34건에서 5월 22건, 6월 18건으로 감소했고 삼성전자 역시 4월 26건, 5월 31건에서 6월 19건으로 줄었다. 반도체 업종의 목표주가 상향이 둔화되면서 관련 소재·부품·장비 종목에서도 상향 기조가 함께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증권사들의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KB증권은 목표주가 60만 원을 유지한 반면 DB증권은 36만 원을 제시했고 키움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39만 원으로 낮췄다. 같은 종목을 두고 목표주가가 36만~60만 원으로 벌어진 것이다.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더 크게 갈린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 420만 원을 유지한 반면 BNK투자증권은 185만 원의 목표주가와 ‘보유(HOLD)’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종목을 두고 목표주가가 185만~420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추가 상승론과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가 맞서면서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크게 갈리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낮아진 배경에는 최근 극심해진 시장 변동성이 자리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장중 급등했다가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는 흐름을 반복한 데 이어 13일에는 8.95% 급락한 뒤 15일 6.24% 급등, 16일 다시 6.37%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에는 종가가 6820.60까지 밀리며 7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면서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상향하기보다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하향 리포트가 상향 리포트를 웃도는 것은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목표주가가 현재 시장 분위기를 뒤따르는 경향이 반복된다면 변동성 장세 속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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