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반토막인데…주가 213% 급등한 '애국 테마주' 운명은 [종목+]
'애국기업' 주목받는 한성기업
상폐위기에 동학개미 매수 몰려
이익률은 1.8%…단기 급등은 주의
과거 '바이든 테마주'로 상승 후 급락

지난 7일은 주식 투자자에게 '악몽'과도 같은 날이었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 발표에도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8000선에서 7600선으로 5% 가까이 고꾸라졌다. 삼성전자(-6.92%)와 SK하이닉스(-6.06%)가 일제히 내리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다.
이 급락장을 뚫고 상승세를 기록한 기업이 있다. 이날 3.78% 오른 이후 9~10일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4230원(6일)에서 8460원(10일)까지 주가가 2배 오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단 일주일. 반도체 조정장으로 코스피지수가 혼조를 거듭한 가운데 압도적인 수익률을 내면서 7월 둘째주 기준 코스피·코스닥을 통틀어 주가 상승률 1위에 등극했다.
주인공은 설립 63년차인 코스피 상장사 한성기업.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지만, 그 전만 해도 주식판에선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기업이었다. 기업명보다는 제품이 더 유명했다. '크래미'를 비롯해 '몬스터크랩', '크래미치즈볼' 등 어육연제품과 냉동제품 등이 한성기업의 주력 제품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한성기업의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 에픽AI에 따르면 한성기업은 지난해 기준 매출 3184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4.2% 줄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47%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도 1.83%에 그쳤다. 워낙 높은 매출원가 비중 탓에 1000원어치를 팔면 18.3원밖에 남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 보니 주가도 최근 2년간 4000~6000원대에서 지지부진하게 움직였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한성기업은 주식시장의 '핫스타'가 됐다. 금융위원회가 부실기업 퇴출 차원에서 시가총액 300억원 이하인 코스피 상장사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한성기업 시총은 200억원대라 '퇴출 위기군'에 속했다.

이 소식과 함께 한성기업이 25년째 6·25전쟁 UN 참전용사를 묵묵히 후원했다는 사실이 SNS에 퍼지면서 "애국기업을 살려야 한다", "한 주라도 사서 응원하자"는 여론이 형성됐고, 마침내 상한가로까지 이어졌다. 한성기업 이후로 모나미(국산 필기구), 비비안(국산 이너웨어), 모나리자(일본 위생용품 대체재) 등으로 '애국 매수' 테마가 이어지는 추세다.
7월 둘째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한성기업은 이번주엔 어떻게 됐을까. 통상 단기 급등 테마주는 일주일가량 오르다가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한성기업은 7월 셋째주에도 △13일 9.93% △14일 20.11% △15일 29.99% 등 강세를 보였다. 지난 6일부터 계산하면 8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2주도 안 돼 주가가 무려 213% 급등했다. 다만 단기간 내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성기업은 지난 16일 하루동안 거래정지됐다.
다음주 한성기업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적 개선이 뒷받침하는 상승세가 아닌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성기업은 2020년에도 오너 3세가 당시 미국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과 같은 뉴욕 시라큐스 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이유로 '바이든 테마주'로 엮였다. 그해 7월 주가가 1만9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2021년 6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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