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품은 ‘영종 MRO 클러스터’… 협력사 집적효과 기대

김주엽 2026. 7. 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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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부터 기체까지 ‘정비 허브’ 도약

일반산단 내 5만㎡ 부지 2029년 조성 예정
5800억 투입… 운복동에 산업 인프라 구축
산단 분양계획 승인 거쳐 10월 공고 목표
수요 확대로 중소기업 집적 가능성 높아져
정밀가공·부품 수리 등 협력사 유입 전망
지역 내 제조기업 항공 기술 고도화 기회

대한항공이 인천 영종항공일반산업단지에 대규모 항공 MRO(항공기 수리·정비) 시설을 투자하면서 인천지역 항공 MRO 생태계 구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보잉 787-10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의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인천 영종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항공 MRO(항공기 수리·정비)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영종국제도시에 신엔진정비공장 건립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부근에 있는 첨단복합항공단지에도 기체 중정비·개조시설 등을 잇따라 조성하면서 엔진·부품·기체 정비를 아우르는 MRO 산업벨트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대한항공 엔진공장·항공산단·첨단복합단지…대형 MRO 시설 속속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다음 달 초 대한항공과 ‘영종항공일반산업단지 투자 및 입주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29년까지 영종항공일반산단 내 약 5만㎡ 부지에 엔진·부품 MRO 사업 확대를 위한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앵커 기업인 대한항공의 입주가 가시화하면서 영종항공일반산단의 분양 절차도 올해 하반기 본격화할 전망이다. 인천시는 이달 10일 산단 입주 업종과 자격, 용지 공급·관리 방안 등을 담은 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해 고시했다. 인천경제청은 조성원가 산정과 분양계획 승인 등 남은 행정 절차를 거쳐 늦어도 오는 10월 분양 공고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대한항공과의 투자 논의가 이어지면서 항공 MRO 업체를 중심으로 분양 일정과 가격에 대한 문의가 계속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첨단복합단지에 있는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화물기 개조시설에 비행기가 입고돼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대한항공은 이와 별도로 영종국제도시 운북동에 5천800억원을 들여 신엔진정비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부터 운영될 예정인 신엔진정비공장은 대한항공이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엔진 시험시설(ETC)’ 인근에 들어선다. 공장이 가동되면 대한항공의 연간 엔진 정비 능력은 100대에서 360대로 늘어나게 된다.

대한항공은 신엔진정비공장과 영종항공일반산단에 들어설 추가 MRO 시설을 연계해 엔진·부품 정비사업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엔진정비공장과 영종항공일반산단에 들어서는 MRO 시설을 연계해 기존 보잉 계열뿐 아니라 에어버스 항공기에 장착되는 엔진까지 정비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 조성 중인 첨단복합항공단지에도 기체 중정비와 화물기 개조시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첨단복합항공단지에 들어선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화물기 개조시설은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의 항공기 정비시설도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추가 정비시설 수요가 이어지면서 첨단복합항공단지 후속 부지의 조성 시기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공기 도장시설인 페인팅 격납고 등 추가 MRO 시설 수요에 대응하고자 후속 부지 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난 2024년 3월 열린 대안항공 신엔진정비공장 기공식. /경인일보 DB


■대한항공 정점으로 항공 MRO 협력사 집적 기대

인천지역 항공 업계 전문가들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대형 MRO 시설들이 만들어지면서 관련 중소기업까지 집적화 하는 MRO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기 정비는 관련 부품을 분해하고 검사한 뒤, 손상된 부분을 수리하거나 교체하고 다시 조립해 성능을 시험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세척과 정밀가공, 표면처리, 부품 수리, 장비 공급, 물류 등 다양한 업체들이 필요하다는 게 항공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이나 대형 항공 MRO 기업들이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항공산업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1차·2차·3차 협력기업이 연결되는 MRO 산업 생태계가 영종도에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력기업이 영종항공산단에 모이면 외부 지역으로 부품을 운송하거나 정비 공정을 맡기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천시 이상욱 항공산업팀장은 “대한항공이 아시아 최대 수준의 엔진정비시설을 구축하는 만큼, 안정적인 정비공장 운영을 위해서 다른 지역에 있는 협력업체들이 영종일반산단으로 입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천지역에 있는 정밀가공과 금속·표면처리 업체들도 MRO 산업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역 제조 기업이 곧바로 항공기 엔진 등 핵심부품 공급망에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항공기의 핵심 부품은 안전과 직결돼 있어 항공기·엔진 제작사와 항공당국의 까다로운 인증을 받아야만 제품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항공기·엔진 제작사들은 기존 공급망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신규 기업의 진입 장벽도 높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핵심 부품이나 대형 모듈을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 인증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품목부터 납품 실적을 쌓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소규모 정밀가공품이나 소모성 부품, 세척·표면처리 등 인천 제조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우선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인천 영종항공일반산업단지에 대규모 항공 MRO(항공기 수리·정비) 시설을 투자하면서 인천지역 항공 MRO 생태계 구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인일보 DB


이와 함께 항공 분야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국내에서 조달하려는 품목과 필요한 기술 수준, 구매 가능 물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정부와 인천시가 이에 맞춘 수요처 기반 연구개발(R&D)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발 단계부터 실제 구매기업이 참여해야 인천지역 기업의 기술개발이 납품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등 대형 MRO 기업이라는 확실한 수요처가 생긴 것은 새롭게 항공산업 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지역 제조기업들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구매처가 불확실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인천테크노파크(TP) 항공센터 최기상 센터장은 “대한항공 등 대형 기업이 필요한 품목과 구매 의사를 제시하고 정부와 인천시가 수요처 기반 R&D로 개발을 지원하면 지역 기업들도 충분히 MRO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며 “인천시와 인천테크노파크가 기업 발굴과 기술개발, 시험·인증, 시제품 제작, 판로 연결을 묶어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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