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런던 하늘길의 뉴 페이스 '버진애틀랜틱' 파헤치기

이성균 기자 2026. 7. 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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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4일부터 인천-런던 노선을 운항 중인 버진애틀랜틱.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속한 스카이팀의 일원이다 / 버진애틀랜틱

괴짜 기업가의 항공사

2026년 4월 14일, 인천(ICN)과 런던(LHR)을 잇는 붉은빛 하늘길이 열렸다. 런던 히드로공항을 허브로 28개 노선을 운항 중인 풀서비스캐리어(FSC) 버진애틀랜틱이 마침내 한국 탑승객들과 만났다. 지금까지의 비행 경험과는 다른 유쾌함은 물론, 한국 노선을 위해 세심하게 공들인 서비스들도 확인할 수 있다.

과연 무엇이 이토록 색다른 비행을 가능하게 했을까? 그 해답은 항공사의 뼈대를 세운 버진(Virgin) 그룹 창립자 리처드 브랜슨의 독특한 DNA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열기구와 보트를 타고 세계 기록에 도전하고, 신사업을 직접 몸으로 알리는 등 독특한 행보로 '괴짜 기업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기발함은 버진애틀랜틱의 탄생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버진(Virgin) 그룹 창립자 리처드 브랜슨의 DNA가 버진애틀랜틱에도 깃들어 있다

그와 항공업의 인연은 항공편이 취소된 승객들을 위해 비행기를 빌리며 시작됐다. 장난삼아 판자에 '버진 항공, 버진아일랜드행 편도 39달러'라고 적어 승객을 모았고, 비행기를 가득 채웠다. 그렇게 항공업에 눈을 뜬 그는 1984년 버진애틀랜틱을 출범시켰고, 전용 체크인 카운터와 우선 탑승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하며 기존 항공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인천-런던 노선에 투입되는 B787-9 드림라이너의 어퍼 클래스 좌석

이 발칙한 반란은 단순한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이라는 확고한 결과물로 이어졌으며, 이는 세계적인 항공 시상식의 평가와 각종 기록으로도 증명됐다. 영국 내 정시 운항률 1위를 기록했으며, APEX 항공사 평가(APEX Official Airline Ratings 2025)에서 5년 연속 '유럽 최고의 항공사', 2018년부터 2026년까지 9년 연속 영국 유일의 APEX 글로벌 5성급 항공사로 선정됐다. 또한 SKYTRAX 선정 2025 세계 TOP 10 비즈니스 클래스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4월 14일 인천-런던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취항식 / 버진애틀랜틱

버진애틀랜틱과의 비행, 무엇이 다를까?

매일 1회 운항하는 버진애틀랜틱의 인천-런던 노선에는 장거리 비행에 최적화된 보잉(Boeing) 787-9 드림라이너가 투입된다. 이코노미, 프리미엄, 어퍼 클래스(Upper Class) 3가지 좌석 클래스를 갖췄으며, 적정 습도와 공기 순환 시스템을 통해 쾌적한 기내 환경을 조성했다. 프리미엄과 어퍼 클래스는 물론, 이코노미 클래스 탑승객도 장시간 비행의 피로를 한층 덜 수 있는 이유다.

인천->런던 노선 프리미엄 좌석의 기내식. 양념치킨과 김치볶음밥이 나오는 구성으로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탑승객에게도 인기 메뉴다

인천 노선과 한국인 탑승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돋보인다. 현재 48명의 한국인 객실 승무원이 근무 중이며, 이코노미, 프리미엄, 어퍼 클래스 등 각 좌석 클래스에 한국인 승무원이 최소 1명씩 배치돼 언어의 장벽 없이 편안한 비행을 돕는다.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한식 기내식(김치볶음밥과 치킨·낙지비빔밥 등)과 다양한 간식도 비행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참, 어퍼 클래스 탑승객은 기내 바에서 로랑 페리에 샴페인, 참이슬 칵테일 등도 경험할 수 있다.

런던 상공에서 만난 크리스 홀 기장과 나탈리 크루즈 승무원

항공사의 문화가 반영된 기내 서비스도 인상적이다. 런던 상공에서 만난 장기 근속자 크리스 홀(Chris Hall) 기장과 나탈리 크루즈(Natalie De La Cruz) 승무원은 버진애틀랜틱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에너제틱한 회사 문화와 사람'을 꼽았다.

국적도 문화도 다르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잘 어우러지는 다양성이야말로 버진애틀랜틱이 영국 내 '가장 사랑받는 직장' 1위에 오른 원동력이다. 비행이 끝난 후 조종사와 승무원이 함께 현지를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는 끈끈한 유대감은 탑승객을 향한 진심 어리고 친근한 서비스로 이어진다.

인천-런던 노선 이코노미 클래스

항공기의 물리적인 쾌적함에 크루들의 진심이 담긴 서비스가 더해진 시너지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확고한 브랜드 가치와 수준 높은 서비스는 조금씩 한국인 여행자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인천-런던 노선은 취항 이후 약 86%의 탑승률(2026년 4~6월, 항공정보포털시스템 기준)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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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진애틀랜틱 인천-런던 스케줄

인천→런던 VS209 12:25-18:50
런던→인천 VS208 13:25-10:05

버진애틀랜틱 탑승 시, 대한항공을 포함해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선택해 적립할 수 있다 / 버진애틀랜틱

Key things to know about Virgin Atlantic

스카이팀 & 플라잉 클럽

버진애틀랜틱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등이 속한 스카이팀(SkyTeam)에 2023년 3월에 합류했다. 즉, 버진애틀랜틱 탑승 시, 대한항공을 포함해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선택해 적립할 수 있으며, 스카이팀 엘리트 등급 이상 회원은 우선 체크인 및 탑승, 공항 라운지 이용, 위탁 수하물 무료 추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스카이팀의 노선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1,000여 개의 목적지로 여행할 수 있다.

참고로 버진애틀랜틱 자체 로열티 프로그램 '플라잉 클럽(Flying Club)'도 있다. 플라잉 클럽 포인트는 보너스 항공권(버진애틀랜틱 & 스카이팀)과 업그레이드 등에 활용하면 된다. 특히 적립한 포인트는 유효기간이 없으며, 다른 회원에게 포인트 일부 또는 전부를 양도할 수도 있다.

'플라이트 100(Flight100)' 프로젝트로, 화석 연료를 단 한 방울도 섞지 않은 100% SAF만으로 런던에서 뉴욕까지 대서양을 횡단했다. 왼쪽에서 3번째가 버진 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이다 / 버진애틀랜틱

지구의 미래로 향한 혁신 DNA

버진애틀랜틱의 거침없는 혁신은 단순히 하늘 위의 서비스에만 머물지 않고, 지구의 내일을 향해 있다. 2008년 버진애틀랜틱은 일찍이 세계 최초로 항공기에 지속가능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도입하며 대체 연료의 가능성을 열었다. 2018년에는 SAF와 기존 연료를 혼합해 여객기를 운항한 첫 사례가 됐고, 2023년 11월에는 가장 압도적인 '최초'의 기록을 작성했다.

일명 '플라이트 100(Flight100)' 프로젝트로, 화석 연료를 단 한 방울도 섞지 않은 100% SAF만으로 런던에서 뉴욕까지 대서양을 횡단한 것이다. 이는 탄소 배출량을 최대 70%까지 감축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역사적인 비행으로 평가받는다.

기단(Fleet) 역시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탄소 배출이 많은 기존 엔진 4개를 탑재한 항공기를 퇴역시키고, 연료 효율이 뛰어난 A350-1000, A330neo, B787-9 등 차세대 쌍발기(Twin-engine)로 라인업을 재편했다. 최신 기재 도입으로 탄소 배출량을 약 20% 감축시켰으며, 소음 공해도 줄였다. 이러한 노력들은 2050년 넷제로(Net Zero) 달성을 향한 버진애틀랜틱의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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