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곰팡이 급증으로 알레르기질환 우려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장마철에는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습도가 높고 환기가 부족해지면서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번식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는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항원이다.
알레르기질환은 알레르기성 염증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구분된다. 염증이 코 점막에 생기면 알레르기비염, 기관지에 발생하면 천식, 피부에 나타나면 아토피피부염이다. 알레르기비염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천식은 기침과 쌕쌕거림, 호흡곤란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며,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가려움과 습진성 피부 병변이 주로 나타난다.
곰팡이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다. 욕실과 베란다, 창틀, 벽지, 주방 싱크대 주변처럼 습기가 오래 머무는 곳에서 쉽게 번식한다. 곰팡이는 검은 반점 형태로 눈에 보이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포자를 공기 중으로 퍼뜨려 코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고 알레르기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눈에 띄는 곰팡이가 없더라도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습기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먼지진드기도 장마철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인 실내 알레르겐이다.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 이불, 카펫, 커튼, 천 소파처럼 사람의 피부 각질과 먼지가 쌓이기 쉬운 섬유 제품에서 주로 서식한다. 알레르기 반응은 진드기 자체뿐 아니라 사체와 배설물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코감기처럼 맑은 콧물이 계속 나오거나 재채기와 코 가려움, 코막힘이 반복되고, 특히 밤이나 새벽·아침에 기침이 심해진다면 단순 감기보다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실내 곰팡이를 관리하려면 세정과 제습, 환기가 중요하다. 곰팡이가 보이는 곳은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뒤 세정제로 깨끗이 닦고, 물기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건조해야 한다. 곰팡이가 벽지나 목재 내부까지 깊게 번졌다면 표면만 닦아서는 곰팡이가 다시 생기기 쉬우므로 오염된 자재를 교체하거나 전문적인 제거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또 청소 과정에서 곰팡이 포자가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으므로, 청소를 마친 뒤에는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실내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욕실과 주방은 사용 후 환풍기를 충분히 가동하고, 창틀이나 벽면에 물방울이 맺히면 바로 닦아야 한다. 에어컨은 사용 후 송풍 기능을 이용해 내부를 말리고, 필터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오지 않는 시간에는 짧게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환기가 어려운 날에는 제습기나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활용하면 실내 습도 관리에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 관리는 침구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베개 커버와 침대 시트, 이불은 정기적으로 세탁하고, 햇볕이나 건조기를 이용해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매트리스와 베개에는 집먼지진드기 차단 커버를 사용하면 알레르겐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알레르기 증상이 잦은 가정이라면 카펫과 러그 사용을 최소화하고, 커튼은 세탁이 쉬운 소재로 바꾸거나 블라인드로 대체하는 것도 효과적인 관리 방법이다.
아동과 노약자, 천식 환자는 장마철 알레르기 증상 변화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가 밤마다 기침을 자주 하거나 감기가 아닌데도 콧물과 코막힘이 반복되고, 운동 후 쌕쌕거림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령자는 호흡기 증상이 악화돼도 스스로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하거나 회복이 더딜 수 있으므로, 가족이 생활환경과 증상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 알레르겐을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검사는 혈액검사나 피부반응검사 등을 통해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동물의 털과 비듬 등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기침과 호흡곤란이 반복되거나 천식이 의심된다면 폐기능검사를 통해 기관지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또 면역력이 저하됐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반복적인 호흡기 감염이나 심한 피로감, 만성질환이 악화된 경우 기본 혈액검사와 염증 수치 검사 등 필요한 검사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서울동부지부) 유성호 원장은 "장마철 알레르기질환 예방은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곰팡이를 제거하며, 침구와 섬유제품을 청결하게 관리해 알레르겐 노출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알레르기 검사와 폐기능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생활환경 개선과 치료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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