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폭로의 대가”…中 고위층 부패 고발한 탐사기자, 태국서 강제송환 위기

이규화 2026. 7. 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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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권단체 일제히 우려 “중국 송환 시 고문·정치적 박해 직면할 것”
태국 총리-시진핑 정상회담 앞두고 긴장감 최고조
추방 위기 처한 중국 탐사 언론인 바이자오둥(사진=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캡처)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권력형 부패를 세상에 알린 중국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기자가 태국에서 중국 당국으로 강제 송환될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다. 국제 사회는 그가 중국으로 인도될 경우 잔혹한 고문과 정치적 보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태국 정부에 송환 중단을 강력히 호소하고 나섰다.

베일 벗은 고발자, 바이자오둥은 누구인가?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인물은 중국의 베테랑 탐사보도 기자인 바이자오둥(白兆東). 그는 중국 내에서 성역으로 여겨지는 지방정부 고위 관료들과 공산당 핵심 세력이 유착된 대규모 부패 네트워크 및 초대형 금융사기 조직을 집요하게 추적해 폭로했다. 당국의 탄압: 폭로 직후 그는 중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친 형사 고발과 임의 구금을 당하며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결국 그는 2023년 중국을 탈출해 태국으로 밀입국했다. 그가 탈출하자 중국 당국은 이듬해인 2024년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전격 발부했다.

태국 이민국에 갇힌 반년…제3국 망명도 원천 봉쇄


국제 인권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와 비영리 인권기구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공동 성명을 통해 밝힌 바이자오둥 기자의 현재 상황은 매우 절박하다. 태국 당국은 올해 1월부터 바이자오둥 기자를 이민 구금 시설에 가두고 있으며, 그가 안전한 제3국으로 떠나지 못하도록 ‘출국 금지 조치’까지 내린 상태다.

인권단체들은 그가 중국으로 송환되는 즉시 정상적인 재판을 받지 못하고 비인도적인 고문과 장기 징역형 등 가혹한 박해를 받을 것이 분명하므로, 태국 정부가 강제 추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뇌물죄 씌우기” vs “세계 최대 언론인 감옥”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 통신과의 공식 서한을 통해 태국 정부에 바이자오둥에 대한 신속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발송한 사실을 인정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혐의는 ‘비(非)국가 공작인원 수뢰죄’이다. 공직자가 아닌 민간 기업이나 단체 종사자가 직무상 편의를 이용해 불법적인 재물을 취득했다는 죄목이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이를 두고 “눈엣가시 같은 폭로 언론인의 입을 막기 위한 전형적인 표적 수사이자 혐의 씌우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국민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다. 중국 언론 부문의 눈부신 발전 성과는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수감된 언론인은 최소 120명에 달해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론인을 감옥에 가둔 나라’로 기록되어 있다.

아누틴 태국 총리 방중…‘시진핑 선물’로 바쳐지나


현재 이 사건은 고도의 외교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마침 상하이에서 열리는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아누틴 차른위라꾼 태국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경제·외교적으로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태국 정부가 중국과의 밀월 관계를 다지기 위해 바이자오둥 기자를 ‘송환 선물’로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태국 외교부는 바이자오둥 기자의 강제 송환 여부와 구금 경위에 대한 언론의 공식 논평 요청에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국제사회는 태국이 과거에도 중국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위구르족 난민이나 중국인 반체제 인사들을 강제로 중국에 송환했던 전례를 떠올리며, 바이자오둥 기자의 신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태국 정부를 향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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