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이 심장 혈관까지… 심근경색 환자 84%서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
만성질환자·정상군보다 검출률 높고, 플라스틱 종류도 더 다양해
흡연자, 비흡연자보다 검출 위험 6배 높아… 대기오염 노출도 영향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의 심장 혈액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차 대학교 산탄드레아 대학병원 파스콸레 파올리소(Pasquale Paolisso) 박사와 에마누엘레 바르바토(Emanuele Barbato) 교수 연구팀은 관상동맥조영술(심장 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시술)을 받은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입자가 심장으로 가는 혈관까지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번 연구는 환경오염과 심장 건강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관상동맥질환이 의심돼 침습적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환자 61명을 ▲혈관을 넓히는 응급 시술을 받은 심근경색(STEMI) 환자 19명 ▲증상이 안정적일 때 시행하는 시술을 받은 만성관상동맥증후군(CCS) 환자 20명 ▲관상동맥이 정상으로 확인돼 별도 시술이 필요 없었던 대조군 22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이어 환자들의 심장 혈관에서 채취한 혈액과 팔 등 말초에서 채취한 혈액을 각각 분석해 미세·나노플라스틱(MNP) 검출 여부를 확인했으며, 서로 다른 두 가지 첨단 분석법으로 교차 검증해 정확도를 높였다. 아울러 대기질 측정소 자료를 활용해 시술 당일과 최근 2년간의 초미세먼지(PM2.5) 노출 정도, 흡연 여부도 함께 조사했다.
분석 결과, 심근경색 환자의 84%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는 만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40%)와 정상 대조군(32%)보다 뚜렷이 높은 수치다. 심근경색 환자는 검출된 플라스틱 종류도 더 다양해, 한 명당 평균 3종(범위 2~4종)의 폴리머가 발견됐다. 검출된 플라스틱 중에는 포장재나 생활용품에 흔히 쓰이는 폴리에틸렌이 97%로 가장 많았다. 같은 환자의 말초 혈액과 심장 혈액을 비교했을 때도 동일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확인됐으며, 농도는 심장 혈액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은 흡연 여부와 초미세먼지(PM2.5) 노출 수준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대기오염 노출이 높고(PM2.5 15㎍/㎥ 초과) 흡연하는 환자군은 100% 검출됐고 ▲대기오염 노출은 높지만 비흡연자인 경우 33.3% ▲대기오염 노출이 낮고(PM2.5 15㎍/㎥ 이하) 흡연하는 경우 45.2% ▲대기오염 노출도 낮고 비흡연자인 경우에는 12.5%만 검출됐다. 여러 요인을 동시에 고려한 다변량 분석에서는 흡연 이력만이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을 예측하는 독립적 요인으로 확인됐으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검출 위험이 약 6배 높았다. 한편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이 많았던 심근경색 환자에서는 염증 지표인 인터루킨-6과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 수치도 더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교신저자 바르바토 교수는 연구의 의의와 한계를 함께 짚었다. 바르바토 교수는 "이번 결과가 미세플라스틱이 심근경색을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환경 노출과 혈중 미세플라스틱, 심혈관질환 사이의 강한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기오염과 흡연, 환경 속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정책은 환경보호를 넘어 심혈관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Micro- and nano-plastics in the coronary circulation and air pollution exposure in ischaemic heart disease presentation: 관상동맥 순환계 내 미세·나노플라스틱과 허혈성 심장질환에서의 대기오염 노출)는 2026년 7월 14일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
김수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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