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호도 인도도 없다…배달 이륜차 법규위반 ‘위태로운 질주’
횡단보도 인도가리지 않아 시민들 불안…"단속보다 배달 플랫폼 구조 손봐야"

“부아앙!”
평일 낮 초록불 신호에 맞춰 전주시 백제대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도엽(24)씨는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온 이륜차에 하마터면 치일 뻔했다.
대각선 뒤편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이륜차 운전자가 신호를 무시한 채 횡단 중인 보행자 무리 앞으로 끼어든 것이다.
김씨는 “보행자 신호에 건너는 중인데도 배달 오토바이가 신호를 위반한 채 횡단보도를 통과하는 걸 자주 본다”라며 “노약자나 어린이가 많은 곳에서도 가리지 않고 비슷한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고 말했다.
일부 이륜차 운전자의 법규 위반은 차도가 아닌 인도 위에서도 이어졌다.
시내 한 대학가 앞 광장에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던 기자 앞으로 배달 이륜차 두 대가 1분 간격으로 인도에 진입해 카페 앞에 멈춰섰다. 차량이 인도를 주행한 것으로 도로교통법 제13조 위반에 해당한다.
길을 지나던 이찬우(28) 씨는 “인도를 걸을 때 운전 중인 오토바이를 마주하는 경우가 많아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적인 여러번 있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오토바이 법규위반 단속 건수는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및 기타 위반을 포함해 총 6057건에 달했다. 올해도 6월 30일까지 누적 단속 건수가 2682건에 이른다.
이륜차의 상습적인 법규 위반이 이어지면서 최근 후면 단속 카메라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설치 대수는 전면 단속 카메라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전북일보 취재 결과 지난해까지 도내 후면 단속 카메라는 지난해까지 19대에 그쳤고 올해는 3대가 늘어 22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면 단속 카메라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여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이륜차의 전면 번호판 부착을 요구하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인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갑)은 지난 6일 이륜차 번호판을 전·후면에 모두 부착토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륜차에도 전면 번호판을 부착해 단속이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실제 배달업 종사자들은 배달 플랫폼의 구조적 개선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도내 한 배달 대행사 관계자 A 씨는 배달업 종사자들의 지속되는 교통법규 위반의 원인으로 ‘배달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목했다.
A 씨는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 같은 플랫폼이 주문이 집중되는 시간에 장거리 주문을 위주로 대행업체에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일부 기사들이 밀린 배달을 처리하려 법규 위반 같은 무리한 주행을 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사만 단속하고 처벌하기보다 플랫폼의 배차 운영 방식이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진 만큼 수익성과 효율성을 좇는 현 플랫폼의 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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