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1개? 약국 닫았을 때 찾는 '편의점 상비약' 왜 더 줄었나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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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급하게 약이 필요해 편의점을 찾아도 막상 살 수 있는 약은 몇개 없다. 2012년 도입 당시 13개였던 안전상비약 품목이 되레 11개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안전상비약 약국 외 판매제도는 2012년 약사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현행 약사법(제44조의2)은 부작용 우려가 적고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중 최대 20개 품목을 안전상비약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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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멈춘 편의점 상비약
법은 20개, 현실은 11개
편의점 상비약 품목 왜 줄었나
안전과 접근성의 줄다리기
14년만에 품목 확대될까
밤늦게 급하게 약이 필요해 편의점을 찾아도 막상 살 수 있는 약은 몇개 없다. 2012년 도입 당시 13개였던 안전상비약 품목이 되레 11개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약물 오남용을 우려한 약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한 게 품목 확대를 막아왔다. 문제를 인식한 정부가 하반기 품목 확대를 추진하고 나섰다. 성공할까.
![정부가 현재 11개인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 품목을 최대 20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7/thescoop1/20260717102540533rdjl.jpg)
안전상비약 약국 외 판매제도는 2012년 약사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공휴일이나 심야 시간대 약국 이용이 어려운 소비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판매처는 법령상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로 규정돼 있어 사실상 편의점이 유일하다.
정부가 품목 확대를 추진하는 배경엔 법이 허용한 범위와 실제 운영 현실 사이의 간극이 자리잡고 있다. 현행 약사법(제44조의2)은 부작용 우려가 적고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중 최대 20개 품목을 안전상비약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법이 정한 기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표①).
실제로 2012년 제도 도입 당시 해열진통제·감기약·소화제·파스 등 13개로 시작했던 안전상비약은 오히려 퇴행했다. 2022년 '타이레놀정 160㎎'과 '어린이용 타이레놀정 80㎎'이 단종되면서 현재는 11개 품목으로 줄어든 상태다(표②).
그간 지사제(설사 증상 완화)와 제산제(위산 분비 억제) 등 품목을 추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약물 오남용을 우려한 약사회의 반발에 막혀 품목 확대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7/thescoop1/20260717102541881glbr.jpg)
GS25(운영사 GS리테일)도 안전상비약 매출의 57.2%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요일별로는 일요일과 토요일 비중이 각각 20.1%, 16.4%로 가장 높았다(표③).
소비자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시민단체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지난해 만 14~7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심야 시간 등 긴급 상황에서 약이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68.8%로 가장 많았다. 안전상비약이 약국의 공백을 메우는 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표④).
전문가들 역시 시대에 뒤처진 제도의 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주열 남서울대(보건행정학) 교수는 "그동안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약사회의 반발 등으로 제도 논의가 사실상 멈춰 있었다"며 "14년 동안 품목이 단 한 차례도 확대하지 않았다는 것은 변화한 의료 환경과 국민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독거노인 등이 늘면서 의약품 접근성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이제는 14년 전 기준에 머문 제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주요국의 운영 사례는 국내와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30만여개, 영국은 1500여개, 일본은 930여개의 일반의약품을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한다(2024년 기준).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해외 각국은 '많이 풀어주는 것'에만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는 거다. 미국의 경우 일반의약품 판매 범위를 30만여개로 넓게 허용하는 대신, 사후 관리 체계를 촘촘히 갖추고 있다. 판매업자는 부작용 사례 등 안전 관련 정보를 미 식품의약국(FDA)에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안전상비약이 약국의 공백을 메우는 안전망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7/thescoop1/20260717102543169fini.jpg)
해외 주요국 사례는 일반의약품 판매 범위를 넓게 운영하면서도 안전관리 체계를 함께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접근성과 안전성을 대립시키기보다 제도적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이주열 교수는 "안전상비약 제도의 핵심은 품목 수가 아니라 접근성과 안전성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있다"며 "품목을 확대하더라도 판매자 관리, 부작용 보고 체계, 소비자 정보 제공 등을 제도화하면 안전성과 접근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14년째 멈춰 있던 제도는 이제 변화한 현실을 따라갈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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