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홈플러스, 협력사 설득이 ‘회생’ 성패 가른다

강현민 기자 2026. 7. 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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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지난 7월 13일 전국 67개 대형마트 운영을 일제히 중단한 가운데 서울 소재 홈플러스 매장입구가 쇼핑카트로 봉쇄돼 있다.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홈플러스 회생이 메리츠금융의 2000억원 대출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메리츠금융그룹 이사회가 홈플러스에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안을 의결하면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해당 금액 전액에 연대보증을 서기로 하며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즉시항고 기한인 20일을 나흘 앞두고 나온 합의다.

당장에 급한 불은 껐지만, 홈플러스에 영업 정상화를 비롯해 인수합병(M&A)등 남은 과제가 산적하다. 특히 현재의 유동서 악화 고리를 끊기 위해선 물픔 공급에 따른 영업 정상화가 시급한 문제다.

홈플러스가 지난 6월 29일 회생법원에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기본 구상은 현재 남은 67개 점포를 직접 운영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채권을 갚아나가는 것이다. 여기에 대형마트, 온라인 사업 등 잔존사업 부문에 대한 M&A를 성사시켜 인수대금으로 상환을 앞당기거나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구상이 성립하려면 우선 상품 공급부터 정상화돼야 한다. 매대가 비면 매출도, 영업이익도 나올 수 없어서다. 실제 NS홈쇼핑에 매각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물품 공급이 정상화되며 일평균 매출이 지난 5월 대비 약 55% 늘었는데, 상품만 들어오면 대형마트 부문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게 홈플러스의 기대다.

하지만 협력업체들이 순순히 물건을 다시 대줄지는 별개 문제다.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대금 지급 능력에 대한 협력사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 공익채권 가운데 협력사들에 진 빚을 뜻하는 '상품대'는 4102억원에 이른다. 공익채권이란 회생절차 중 일반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해야 하는 채권이다. 근로자 임금, 회생 중 발생한 대출금과 남품대금, 운영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회생 개시 이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물품 대금이 이 정도인데, 협력사 입장에선 선뜻 물품 공급에 나서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밀린 퇴직금(약 600억원)과 전기‧수도요금 등 각종 공과금을 고려하면 이번에 수혈받은 2000억원도 온전히 상품대금에 쓰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공익채권을 당장 변제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밀려 있는 납품대금을 모두 갚아야 물건이 들어오는 것도 아닌 거다. 일단 법원으로부터 다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뒤에 협력사들과 협상으로 풀 문제"라고 말했다. 채무자회생법(제179조 1항)상 회생 이후의 납품대금은 우선 변제권이 있는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협력사 설득에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

다만 회생 과정에서 변수도 있다. 홈플러스가 영업을 제대로 정상화 하지 못할 경우 회생의 존립이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홈플러스 공익채권은 1조1240억원(DIP 2000억원 포함)으로, 지난해 12월 1374억원에서 8배 넘게 불었다. 회생절차가 16개월 넘게 이어지며 계속 불어난 것인데, 법원은 통상 공익채권이 과다하게 늘어 회생계획 수행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으면 절차 폐지 사유로 본다. 홈플러스가 하루빨리 영업을 정상화해 공익채권을 상환해야 하는 이유다.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조달되는 돈도 대부분 신탁담보권을 쥔 메리츠에 우선 귀속돼, 정작 운영비 몫으로 쓸 여력은 크지 않다. 영업 정상화가 아니면 사실상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은 회생개시일로부터 1년 6개월로, 오는 9월 4일까지다. 앞으로 납품을 어떤 조건으로 재개할지 합의하지 못하면, 공급 정상화를 비롯한 영업이익 회복과 M&A 성사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