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멈춘 한일 협정…어장 잃고 중국 바다로
[KBS 제주] [앵커]
제주 갈치잡이 어선들이 동중국해 먼바다에서 중국어선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우리 어선들이 동중국해까지 내몰리고 있는 이유는 10년째 멈춰 선 한일 어업협정 때문입니다.
우리 관할이 아니라서 해경도, 어업지도선도 손 쓸 수 없는 동중국해에서 오늘도 갈치잡이 어선들은 위험천만한 조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어선이 우리 갈치잡이 어선을 바짝 쫓아옵니다.
이런 위협을 무릅쓰고도 어민들이 이 바다로 가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동안 제주 갈치잡이 배들은 주로 일본 수역에서 갈치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10년 전 한일 어업협정이 결렬되면서 일본 바다로 가는 길이 막혔고, 어민들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동중국해까지 내려가야 했습니다.
[홍석희/제주도어선주협회장 : "갈 데가 없어요. 제주도 근해도 연안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일본 쪽으로 못 가죠. 저 밑쪽으로 중일 잠정 수역이라는 데를 갔는데 저기 아니면 갈 데가 없어요."]
문제는 이 바다가 우리 바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김형덕/남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과장 : "우리 배타적경제수역 밖이며 중국과 일본 배타적경제수역입니다. 따라서 우리 국가어업 지도선이 동 수역에 진입하여 지도 활동을 할 수 없는 해역에 해당합니다."]
해경도 마찬가지입니다.
함정이 간다 해도 중국 관할 수역이라 중국어선을 단속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4월 서귀포에서 열린 한중 어업인 교류회에서도 충돌 등 사고 예방을 위해 선박 간 안전거리를 지키자고 요구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결국 어민들이 바라는 건 막힌 뱃길을 다시 여는 겁니다.
[홍석희/제주도어선주협회장 : "위험 항해를 많이 하는 거죠. 결국은 먹고살기 위해서. 그런데 일본에 가면 고기도 굵죠. 똑같은 양을 잡아도 돈이 곱하기가 되죠. 가까우니까 경비 덜 들죠."]
하지만 한일 어업협정은 10년째 제자리입니다.
일본이 우리 어선의 입어 규모를 대폭 줄이라고 요구하는 데다, 독도가 포함된 동해 중간수역 문제까지 얽혀 협상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어업 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있지만, 입장 차가 커 단시간 내 재개는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어업협정이 풀리지 않는 한, 어민들은 목숨을 걸고 위험한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고기욱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노승언
고기욱 기자 (angrymea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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