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자기 재산만 3조 불린 대통령 보유국 [트럼프 스톡커]

뉴욕=윤경환 특파원 2026. 7.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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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269>
트럼프, 가상화폐 등 지난해만 3.4조원 벌어
이해충돌법 면제...백지신탁 안 한 첫 지도자
‘주식 사고 해당 기업 SNS 홍보’ 수십번 반복
아들·러트닉 ‘대박’...연설 담당, 예측시장 베팅
기업 기부도 수조원...野, 재산 문제 공격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가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파트너스의 자산은 지난해에만 약 30% 늘었다. 이 운용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이란에 적대적인 걸프 국가 국부 펀드들이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교 전문성이 없는 부동산 사업가 출신 유대인 쿠슈너는 지난해 가자지구 분쟁과 올해 이란 전쟁 국면에서 뾰족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비공식적인 특사 자격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방카는 쿠슈너와 2009년 결혼한 뒤 유대교로 개종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1년 만에 3조 원이 넘는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자신의 정책으로 사익만 추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대통령 개인뿐 아니라 가족, 측근들까지 국가적 사업에 쉬지 않고 개입하며 아무렇지 않게 돈을 벌고 있어 도덕적 해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국정 운영을 가족 사업처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 탓에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 자체가 떨어지는 점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은 이해충돌법에서 면제하고 양심에 맡기는 미국의 규제 체계를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는 당장 현실화되기 힘든 방안으로 꼽힌다.

트럼프, 가상화폐 등으로 지난해에만 3.4조 원 벌어...상호관세 유예 직전엔 327개 우량주 매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문제를 집중 공격하며 탄핵 시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증식과 관련해 민주당이 정권 내부자들을 상대로 한 적대적인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물들에게 의회 증언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연이어 발부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소환 대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그룹 수석부회장과 차남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그룹 총괄부사장,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그의 두 아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을 거론했다. 악시오스는 “민주당의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익을 대중의 생활비 부담 논쟁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은 인맥으로 연결된 소수만을 위해 작동하는 반면,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주장을 민주당이 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1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부윤리청(OGE)에 재산공개 보고서를 제출하고 지난해에만 22억 달러(약 3조 4200억 원)가 넘는 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했다. 이는 재집권 직전인 2024년 신고한 약 6억 달러에 비해 16억 달러나 더 늘어난 규모였다.

재산 증식분에는 가상화폐 관련 사업 수익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가족 소유의 가상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통해 5억 8800만 달러, 자신의 밈코인(특별한 기술적 목적 없이 온라인상의 인기를 기반으로 가치를 형성하는 코인)인 ‘$트럼프’를 통해 6억 3600만 달러, 스테이블코인(가치 안정형 디지털 자산) 홀드코 지분 매각을 통해 1억 9700만 달러의 수익을 각각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이른바 지니어스법에 서명하는 등 임기 초부터 가상화폐 규제 완화에 속도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지난 4월 상호관세 유예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자신의 투자계좌를 통해 우량 종목 327개를 대량 매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를 미룬다는 증시 호재성 결정을 스스로 미공개 정보로써 이용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1978년 제정된 미국 연방 윤리법은 대통령에 대해 ‘이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두지는 않는다. 별도 규정이 없어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자발적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자산을 처분하거나 백지신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 제정 이후 이 같은 전통을 따르지 않은 첫 지도자다.

그런데도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2일 CBS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수익을 두고 “겉으로 보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혁신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이든, 인공지능(AI)이든, 기술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든, 모든 미국인이 그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충돌 재산 백지신탁 안 한 첫 지도자...‘주식 사고 해당 기업 SNS 홍보’ 수십 차례 반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그룹 부회장.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사익 추구 의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6일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을 매입하고 일주일 이내에 해당 기업이나 경영진, 제품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호의적으로 언급한 사례가 지난해에만 21개 기업에서 44차례나 관찰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CNN 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공개 내역에 담긴 주식 거래 기록과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AI로 분석한 결과다.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경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5일 엔비디아의 미국 내 AI 슈퍼컴퓨터 구축 계획을 언급하면서 “필요한 모든 허가가 신속히 처리돼 발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주식을 20만~50만 달러어치 사들인 지 불과 며칠이 지난 시점이었다.

같은 해 3월에는 테슬라 주식을 1만 7000달러어치 매입하고 며칠 뒤 백악관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사이버트럭 등의 차량을 살펴보는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CEO와 불화설이 있던 지난해 여름 테슬라에 대한 정부 보조금 삭감, 머스크 CEO에 대한 추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해당 기업 주식을 계속 매입했다. 지난해 7월 23일에는 테슬라 주식을 50만∼100만 달러 상당을 사들이고 나서 그 이튿날 테슬라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할 뜻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루스소셜에 “머스크 CEO와 미국 내 모든 기업이 번창하기를 바란다”며 두 사람 간 갈등이 해소됐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 GE 에어로스페이스와 일라이릴리, 애플 등의 주식을 매입하고 이틀 뒤 세 회사를 한꺼번에 언급하기도 했다.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모델로 한 아메리칸 이글 청바지 광고가 논란이 됐을 때에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산 뒤 “청바지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SNS에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전인 지난해 1월에도 US스틸 주식을 매수한 당일 트루스소셜에 “내가 계획하는 관세 조치가 US스틸을 더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투기 ‘F-22 랩터’를 “역대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전투기”라고 언급하기 직전 이 기종 생산에 관여한 RTX와 보잉, 노스롭그루먼의 주식을 사고 주력 생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주식은 팔았다.

주식을 매입한 뒤 해당 기업을 공격한 사례도 8개 기업, 17차례 관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통신회사 컴캐스트의 주식을 산 이후 해당 기업과 산하 채널인 NBC·MSNBC를 비판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을 매입한 이후 이 회사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출신 인사를 기용한 사실을 비난하기도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유명세와 권력을 사용해 주가를 띄웠다는 확증은 없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은 독립적인 제3자 금융 기관이 관리하는, 전적으로 재량에 따라 운용되는 계좌에 보관돼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매매 패턴을 분석한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자산 가치를 높이려고 특정 기업에 대해 게시물을 올렸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아들들과 사위, 중동 사업 등으로 막대한 수익...러트닉 아들들도 광물 사업 ‘대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 트럼프그룹 총괄부사장.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사익 추구 의혹은 본인 문제로만 그치지 않고 있다. 당장 주가 부양의 통로로 지목되는 트루스소셜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지난해부터 가치가 폭등했다.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미디어는 트럼프 주니어 부회장이 소유한 신탁이 지분 50.09%를 보유한 회사다. 나아가 트럼프 주니어 부회장이 파트너로 있는 벤처캐피털 1789캐피털의 투자 대상 기업들도 최근 미국 국방부와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이해충돌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주니어 부회장과 에릭 부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를 등에 업고 가상화폐 사업으로도 큰 수익을 냈다. 트럼프 주니어 부회장은 중동 자본과 손잡고 해외 부동산 사업까지 크게 확장하고 있다.

중동 외교를 도맡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중동특사 역시 국익 확보보다는 자기 사업 확대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외교 경험이 부족한 부동산 사업가 출신 유대인이다. 지난해 가자지구 문제와 올해 이란 전쟁 국면에서 제대로 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두 사람 다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쿠슈너가 설립자이자 CEO로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파트너스의 자산은 지난해에만 약 30% 늘었다. 이 운용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이란에 적대적인 걸프 국가 국부 펀드들이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가 중동 분쟁을 핑계로 외교적 성과를 거두기보다 사업 기회 확보에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28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트닉 장관의 아들들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추진한 카자흐스탄 텅스텐 광산 개발 사업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러트닉 장관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미국 뉴욕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만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로 직접 회동에 참여했다. 이어 미국 기업 카즈 리소스가 텅스텐 광산 개발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약 성사를 지원했다. 텅스텐은 미사일 탄두와 전투기, 반도체 생산 등에 쓰이는 핵심 전략 광물이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주니어 부회장과 에릭 트럼프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 도미나리증권은 계약 직전 해당 프로젝트 관련 기업 지분 20%를 인수했다.

비슷한 시기 러트닉 장관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금융사 캔터 피츠제럴드는 거래에 참여한 협력사를 위해 2억 1000만 달러(약 3200억 원)를 조달하고 상당한 규모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사업을 위해 미국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최대 16억 달러(약 2조 4700억 원)의 연방 금융 지원을 사전 승인했다.

NYT는 나아가 카자흐스탄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 정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러트닉 장관 가문과 금융 관계로 연결된 최소 14개 광물 관련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았거나 상무부 인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업에 이미 투입됐거나 투자 가능성이 검토되는 연방 자금 규모만 89억 달러(약 14조 원)가 넘었다.

연설 담당자는 예측시장에서 베팅...韓기업 비롯 수조 원 정치자금 기부도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사진 제공=쿠팡
16일 ABC·CNN에 따르면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원고 담당자인 가브리엘 페레즈 대통령 부보좌관 겸 기술고문은 미국 예측시장 ‘칼시’에서 정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큰돈을 벌기도 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페레즈 부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어떤 단어나 문구를 쓸지 예측하는 ‘언급시장’에서 베팅했다. 페레즈 부보좌관은 마지막까지 수정을 거듭하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문의 최종본을 볼 수 있는 소수 가운데 한 명이다. 또 페레즈 부보좌관의 연봉은 17만 5000달러(약 2억 5000만 원)로 백악관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그는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미리 알 수 있는 위치를 악용해 칼시에서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딴 혐의를 받는다.

ABC는 페레즈 부보좌관이 수익금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내부자 거래 혐의를 조사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도 그를 형사 입건하지는 않기로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페레즈 부보좌관을 무급 휴직으로 전환했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에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작전 정보를 이용해 폴리마켓에서 약 4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혐의로 미군 현역 군인이 체포되기도 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주식이나 기업 지분, 가상화폐, 도박 사이트뿐 아니라 불투명한 경로로 전달되는 각종 로비 자금, 정치 후원금과 관련해서도 온갖 잡음에 휩싸여 있다. 지난 14일 NYT는 미국 정부와 무역 분쟁을 진행하는 한국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주회사인 트럼프그룹에 200만 달러(약 30억 원)를 지급했다고 알렸다. 돈의 지급 사유는 ‘의향서’ ‘환불 불가 개발 수수료’의 일부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10년 동안 개인적 인연을 구축한 김성집 회장의 베이스그룹 계열사다. 베이스그룹은 유통 계열사인 금양인터내셔널, 건설 계열사인 까뮤이앤씨(013700)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와인·골프장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널은 미국 버지니아주의 트럼프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을 국내로 수입·판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데 이어 같은 해 봄에는 에릭 트럼프 부사장을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에서 만났다. 2월에는 에릭 트럼프 부사장을 베이스그룹 서울 본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NYT가 문제를 제기한 무역 분쟁은 까뮤이앤씨의 자회사인 한국알루미늄이 미국 상무부에서 조사를 받는 건이다. 한국알루미늄은 처방약 포장재와 아이스크림 콘 용기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제품을 판매하는데, 중국산 제품을 미국에 우회 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NYT에 따르면 베이스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넨 200만 달러가 이 조사와 무관하게 아직 발표되지 않은 골프장 사업과 관련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미국 기업 탄압 사례’로 둔갑하며 한미 무역 갈등의 중심에 선 쿠팡도 여전히 백악관을 상대로 활발히 로비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미국 상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올 2분기 로비회사 ‘밸러드 파트너스’에 25만 달러(약 3억 7000만 원)를 지급했다. 로비 대상은 백악관과 연방 하원,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한국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의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18차례나 매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美대통령은 이해충돌법 면제...민주당, 중간선거 이후 재산 문제 집중 공격 예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함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 들어 전례 없는 규모로 모금 활동을 벌이며 본인과 측근이 통제하는 단체·기관에 돈을 쌓아뒀다고도 지적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관련 단체에 흘러간 기부금과 각종 후원금 모금액은 최소 7억 8195만 달러(약 1조 1500억 원)에 이른다. WSJ은 상당수 단체는 후원자 명단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아 실제 모금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규모가 큰 단체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주식회사’였다. 이 단체는 2024년 11월 대선 이후 3억 9300만 달러를 모았고, 올 5월 말 기준으로도 3억 8200만 달러를 남겨뒀다. 담배회사 레이놀즈는 총 8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이 가운데 500만 달러는 가향 전자담배 규제 완화 결정을 앞두고 냈다. 크립토닷컴의 모회사 포리스닥스는 가상화폐 제도화 입법을 위해 3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설립된 ‘트럼프·밴스 취임위원회’로, 총 2억 4100만 달러를 모았다.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만 130곳이 넘고, 최대 후원자는 양계업체 필그림스 프라이드와 암호화폐 기업 리플 등이다.

에릭 트럼프 부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도서관 재단’도 1억 3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ABC,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파라마운트 등 3개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소송 합의금의 일환으로 국고나 제3기관이 아닌 이 재단에 자금을 후원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올해 초 5000만 달러를 이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DC의 역사적 공간인 내셔널몰을 보존하기 위해 출범한 비영리 재단 ‘내셔널몰 트러스트’는 백악관 연회장 건립을 위한 민간 기부금 창구로 사용됐다. 메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방산업체 팰런티어 등이 기부했고 기부자들은 최근 몇 달간 500억 달러 이상의 정부 계약을 따냈다. 여러 후원자들은 지난해 10월 트럼프와의 비공개 만찬에 초청받았다. 구글 유튜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의 합의금 명목으로 2200만 달러를 트러스트에 지급하기로 했고, 록히드마틴은 백악관 헬기 이착륙장 건설을 위해 약 500만 달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대 PC 제조사인 델의 마이클 델 CEO와 그의 아내 수잔 델 마이클앤수잔델재단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2월 2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른바 ‘트럼프 저축계좌’ 프로그램에 62억 5000만 달러(약 9조 3700억 원)를 기부하자, 올 2월 10일부터 3월까지 이 회사 주식을 총 4차례에 걸쳐 103만~511만 달러어치 매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매입 시작 9일 뒤인 2월 19일 미국 조지아주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에게 “경이적인 제품을 만드는 델을 사라”고 권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8일 백악관에서 열린 ‘어머니의 날’ 행사에서도 “나가서 정말 훌륭한 델을 사라”고 촉구했다. 당일 델의 주가는 이 발언만으로 13.11%나 솟구쳤다. 5월 27일에는 미국 국방부까지 나서서 델과 97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단순 선행인 줄 알았던 기부가 정경유착의 교과서적인 사례가 된 셈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부터 대통령의 주식 거래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산발적으로 보였으나, 이들 시도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고위층의 재산 축적에 대한 비판 정서가 한국과는 달라 추진 동력을 상실한 까닭이다. 가뜩이나 중동 전쟁, AI 관련 주가 고점 논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이익 챙기기 행보까지 이어질 경우 이는 시장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안 그래도 뉴욕 증시 장 마감쯤 올라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글에 ‘주식을 사거나 판 직후 돈을 벌기 위해 발언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 자칫 미국 정책의 정직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도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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